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일상 속에서 다정함을 느꼈던 경험들… 힘든 순간에 떠올려 자신감·용기 얻어
입력 : 2024.01.15 03:30
다정소감
직접 축구를 즐기는 여성인 저자는 앞서 축구의 매력을 소개한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로 많은 독자의 인기를 얻었어요. 이번 책은 그가 일상 속에서 다정함을 느꼈던 여러 대상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때의 행복한 에너지를 전하는 산문집이에요. 물론 다정한 대상에는 축구도 포함이랍니다.
제목인 '다정소감'은 다정함을 느낀 작고 소중한 경험을 뜻한대요. 저자가 '다정다감'이란 한자어를 재치있게 비틀어 만들어낸 말이에요. 그는 무기력해서 주저앉고 싶을 때도 다정하게 느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대요. 그래서 다정함은 '마음의 악력'이라고 말합니다.
'축구와 집주인'이라는 산문을 통해 저자는 축구를 하며 '싸우는 감각'을 얻었다고 해요. 그도 예전엔 위기를 겪을 때마다 겁에 질렸고, 당당하게 소리를 지르는 일조차 어려웠대요. 그러나 축구를 하면서 몸싸움을 하고 고통에 맞서면서 강해지는 경험을 쌓았어요. 축구에서처럼 본인의 인생에서도 잘 싸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축구에 애정을 쏟았던 경험은 저자에게 용기를 줬습니다. 삶의 다른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다고요. "내 마음도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최대한 길게 뻗어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하며 힘을 줬던 대상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함을 표하는 듯해요. 불현듯 닥친 삶의 어두운 구렁텅이에서 나를 챙기고 보살펴준 친구, 막막하던 첫 직장에서 먼저 손길을 내민 동료, 그가 좋아하는 영화감독 오우삼과 왕가위까지, 저자는 각별한 다정함을 드러냅니다. 사람뿐만이 아니에요. 코로나 시대에도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준 자전거, 운동을 마치고 마시는 아이스커피, 감자칩과 맥주. 돌이켜보니 소중한 대상은 무척 많네요.
이런 다정한 존재와 함께 살아온 인생은 이렇게 보니 행복했군요. 하교 시간에 예보에 없던 비가 갑자기 쏟아져 저마다 엄마들이 친구들을 데리러 온 날, 저자의 엄마는 오지 못했어요. 대신 각자의 엄마가 데리러 오지 못한 아이들은 함께 비를 흠뻑 맞으며 재미있게 놀았다네요. 어쩔 수 없는 빈자리를 채워가며 스스로 단단하게 커갔고요.
저자 특유의 유머가 매력적이라 유쾌하게 읽을 수 있어요.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지요. 자신감과 열정, 도전하는 자세도 배울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