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우리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먼저" '사춘기' 두 딸에게 전하는 아빠의 조언

입력 : 2024.01.11 03:30

소녀기술

[재밌다, 이 책!] "우리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먼저" '사춘기' 두 딸에게 전하는 아빠의 조언
차새벽 지음|출판사 지필미디어가격 1만7000원

우리 몸이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나는 시기를 '사춘기'라고 하죠. 마음도 몸과 함께 어른스럽게 성장한답니다. 그러나 혼란과 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아요. 원하지도 않았는데 급격히 변하는 몸을 보고 당황스러울 수 있답니다. 어떻게 해야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저자는 올해로 13세, 19세인 두 딸의 아버지예요. 사춘기 딸들이 지혜롭고 용기 있게 성장통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격려를 건네려 한다네요. 이 책은 소녀들의 성장 과정에서 꼭 필요한 조언들을 매뉴얼처럼 정리해서 담고 있어요. 소녀의 몸과 마음, 소녀를 둘러싼 관계와 일상에 관해 조언합니다.

먼저 우리의 몸은 늘 변화하고 있고, 그 과정 속에서 삶이 더 성숙해지고 있다는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해요. 변화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에 맞게 현명하게 미래를 기획해 보자는 거죠.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긍정하는 순간 세계를 더 사랑하며 자신의 의미를 발견하는 길이 열린다고 강조합니다.

소녀들은 몸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어 하지요. 타투(문신)를 해서 나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몸에 타투를 해도 괜찮은 걸까요? 저자는 조곤조곤 이유를 들며 만류하네요. 지금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도 시간이 지나 내 생각과 가치관이 성장하면 중요하지 않게 될 수 있어요. 피부의 진피층에 잉크를 새기는 타투는 지우기 어렵기 때문에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헤나를 권유합니다.

판단력을 교묘하게 흐트리며 사람을 속이는 행위인 '가스라이팅'에 대한 조언도 인상적이에요.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우선은 의심하는 용기가 필요해요. 그리고 과연 상대가 진실한 사람인지 자기 판단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을 빌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해요.

성인이 되는 과정을 그저 즐거운 모험으로 여길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어린 여성에겐 성장이 아주 힘들거나 때론 위험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 먼저 그 길을 지나가 본 사람들에게 지혜를 구하고, 그들에게 물어볼 용기도 필요할 겁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요? 어떤 사람들에게 지혜를 구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통찰의 기준까지 섬세하게 정리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이에요.

처음 책의 제목만 보면 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단번에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의도적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눈길을 끈 거죠. 이는 일상적인 말이 아닌, 낯선 비유·역설 등을 활용해 전달력을 높이는 문학적 기법인 '낯설게 하기'를 사용한 것이랍니다. 여기에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요? 어른들이 평소 어린 여성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고 성찰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소녀를 돕고 보호해야 할 모든 이가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합니다.

김성신 출판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