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남의 주식 빌려 비싸게 팔고, 싸게 사서 되갚아… 위험성 높아요

입력 : 2024.01.04 03:30

공매도

[생활 속 경제] 남의 주식 빌려 비싸게 팔고, 싸게 사서 되갚아… 위험성 높아요
Q. 얼마 전 '불법 공매도'를 했다고 적발된 외국 기업들에 금융 당국이 역대 최고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를 봤어요. 공매도가 뭐고, 이 기업들이 왜 문제인가요?

A. 공매도(空賣渡)가 뭘까요? '공'은 비어 있다 혹은 없다는 거고, '매도'는 파는 일을 뜻해요.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없는 걸 판다는 뜻이죠. '주식시장의 공매도'는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판다는 거예요. 가지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어떻게 팔고, 굳이 왜 팔려고 하는지 의아할 거예요. 그것은 '앞으로 주식 가격이 떨어질 것 같아서',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지만, '주식을 남한테 빌려서' 파는 거랍니다.

먼저 일반적 주식 투자부터 알아볼까요.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산다 함은 그 기업 소유권을 사는 거예요. 사람들은 좋은 회사이지만 그 가치에 비해 주식 가격이 낮은 기업을 찾아요. 그 기업 주식을 낮은 가격에 사뒀다가 나중에 가격이 오르면 팔아요.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며 돈을 버는 거죠.

공매도는 이와 반대예요. 실제 가치에 비해 주식 가격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업이 있다면, 이 기업 주가는 앞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이런 경우 주식을 남한테 빌려와서 비싼 가격에 팔고, 나중에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다시 싼 가격에 사서 갚아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게 공매도입니다. 처음에 비싸게 팔았다가 나중에 싸게 사니까 그 차이만큼 돈을 벌어요.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고는 돈을 벌 수 있다니. '오, 진짜 쉽게 돈 버는 방법이다!'라고 생각하나요? 하지만 공매도는 무척 위험해요. 만약 10만원짜리 주식을 공매도했는데, 주식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1000만원으로 올랐다고 생각해 봅시다. 처음에 10만원에 판 주식을 나중에 1000만원에 사서 갚아야 하니, 990만원 손실이 발생합니다. 주가가 1억원, 10억원으로도 오를 수도 있잖아요? 손실이 무한대로 날 수 있어요. 거꾸로 일반적 주식 투자는 이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어요. 10만원에 산 주식이 나중에 0원으로 폭락하더라도 손해는 10만원이 끝이니까요.

공매도를 이용한 투자가 엄청나게 위험성이 큰 건 맞지만, 이런 공매도도 주식시장에 좋은 기능을 하는 점도 있답니다. 기업이 실제 가치보다 주식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는 경우엔 공매도를 통해 그 회사 주식을 많이 팔아서 주가를 내려가게 하는 일도 필요하거든요.

문제가 되는 공매도는 합법적으로 남에게 '빌려서' 판매하는 게 아니라, 빌리지 않고 실체가 없는 주식을 판매하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예요. '차입'이 빌린다는 뜻인데요, 빌리지 않고 실체가 없는 걸 파는 무차입 불법 거래가 있다고 하거든요. 금융위원회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일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를 금지했어요.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등 공매도 시스템을 손질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김나영 서울 양정중 사회과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