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전차 다니던 서울역~청량리 첫 개통… 인천·경기까지 잇는 광역 철도로 발전

입력 : 2024.01.02 03:30

서울 지하철 개통 50주년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개통 당시 모습. /서울역사아카이브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개통 당시 모습. /서울역사아카이브
올해는 서울 지하철 개통 50주년입니다. 서울 지하철은 우리나라 최초 지하철로, 수도권 대중교통 체계를 바꾸며 시민의 발로 자리 잡았어요. 우리나라 첫 지하철 건설 시도는 1930년대 말 일제강점기에 있었는데, 2차 세계 대전으로 무산됐어요. 1966년 서울시 차원에서 지하철 건설 계획을 다시 세웠습니다. 당시 주요 대중교통은 버스, 전차, 택시였어요. 서울 전차는 1899년부터 운행한 노면 전차로, 노후화로 1968년 가동을 멈췄어요. 이 때문에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이 무척 중요해졌죠.

1974년 8월 15일 개통한 지하철 1호선은 서울역부터 청량리까지 아홉 역, 총길이 10.31㎞였어요. 서울 전차의 핵심 구간을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였죠. 이후 기존 철도가 전철로 바뀌면서 인천, 수원까지 연결하는 광역 철도로 발전했어요.

1970년대 서울의 도시 기능을 고려한 '3핵 도시안'이 나오면서 지하철 계획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3핵 도시안은 종전 도심을 중추로 삼되, 새로운 업무 지구로 영등포를, 주거 지구로 강남과 잠실을 육성하는 내용이었어요. 이에 따라 1기 지하철 계획도 수립됐어요. 2호선은 도심과 잠실~강남~영등포를 도는 순환식으로, 3호선은 서울 북서부에서 남동부, 4호선은 북동부에서 남서부까지 꿰뚫는 형태였죠.

1980년대 서울시는 교통량이 폭증하자 2기 지하철 계획을 세웁니다. 1기 지하철 노선을 연장하고 5~8호선을 신설했어요. 서울 변두리에서 출발해 도심이나 부도심을 거쳐 반대편 변두리에서 끝나는 식이었죠. 가급적 서울의 많은 지역을 지하철 역세권에 포함하고 1기 지하철과 환승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9~12호선을 만드는 3기 지하철 계획을 수립했지만, 1997년 외환 위기로 무산되고 2009년 9호선만 민자 방식으로 개통했습니다.

서울 지하철은 철도청에서 운영하는 광역 전철과 연결되면서 점점 노선이 경기도 전체까지 확장됐습니다. 이렇게 노선이 길어지면서 서울 지하철 노선도는 빨강·초록·주황·하늘·보라·황갈·올리브·분홍 등 지하철 노선 고유색과 광역 전철을 의미하는 회색이 어지럽게 섞여 혼란스러워졌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둔 2000년 정부는 노선도를 시각적으로 통일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3호선과 일산선, 4호선과 과천선·안산선, 1호선과 경부선·경인선·경원선을 노선 고유색으로 재정비했죠. 특히 수도권 전철 1호선은 우리에게 지금도 익숙한 남색으로 통일됐답니다.

초창기에는 발매 역과 목적지, 운임을 표기한 승차권을 지하철 입구에서 검사하고 하차할 때 회수했어요. 하지만 노선과 승객이 늘어나면서 한계에 부딪혔죠. 1986년 마그네틱 승차권을, 1999년에는 교통카드를 도입하면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매해 마그네틱 승차권을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31억원 들었는데, 일회용 교통카드는 1000번 재사용할 수 있어 환경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어요.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