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포크는 보물 상자 열쇠, 신발은 요정 침대… 어둠 속 물건 만지며 상상의 나래 펼쳐요
입력 : 2023.12.21 03:30
어둠의 마법 크리스마스 이야기
프란체스카 스코티 지음 |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 나선희 옮김 | 출판사 책빛 | 가격 1만6000원
제목만 보면 무섭고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요.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책장을 열면 아름답고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펼쳐지니까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소설가 프란체스카 스코티가 처음 출간한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에요. 아마도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책을 썼나 봐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평소에도 가족·친지가 잔뜩 모여 유쾌하게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한대요. 하물며 크리스마스에 모였으니 얼마나 들뜬 분위기겠어요. 책을 펼치면 딱 그런 시끌벅적하고 포근한 집 풍경이 펼쳐져요. 하지만 어른들만의 즐거운 시간이 꼬마들에겐 좀 지루할 수 있죠. 주인공 줄리아와 피에트로는 자신들만의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로 해요. 그 놀이 이름이 바로 '어둠의 게임'이에요.
프란체스카 스코티 지음 |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 나선희 옮김 | 출판사 책빛 | 가격 1만6000원
제목만 보면 무섭고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요.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책장을 열면 아름답고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펼쳐지니까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소설가 프란체스카 스코티가 처음 출간한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에요. 아마도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책을 썼나 봐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평소에도 가족·친지가 잔뜩 모여 유쾌하게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한대요. 하물며 크리스마스에 모였으니 얼마나 들뜬 분위기겠어요. 책을 펼치면 딱 그런 시끌벅적하고 포근한 집 풍경이 펼쳐져요. 하지만 어른들만의 즐거운 시간이 꼬마들에겐 좀 지루할 수 있죠. 주인공 줄리아와 피에트로는 자신들만의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로 해요. 그 놀이 이름이 바로 '어둠의 게임'이에요.
우선 집 안 여기저기서 다양한 물건을 모아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문을 닫고 모든 빛을 막아 칠흑 같은 어둠을 만들었어요. 그러곤 가져온 물건을 방 안에 흩트려 놓아요. 그러면 준비는 끝, 곧 게임이 시작됩니다. 게임하는 방법도 간단해요. 더듬더듬 물건을 손으로 만지며 상상을 펼치는 거예요. 캄캄한 어둠 속, 두 아이의 손가락 아래에서 토끼 인형은 털북숭이 괴물이 되기도 하고, 포크는 보물 상자의 열쇠가 되기도 해요. "난 요정 집을 찾았어. 아니면 요정의 침대일까?" 상상의 나래 속에서 신발은 어느새 요정의 침대가 됐네요.
게임이 이어지며 줄리아와 피에트로는 어둠 속에서 마주 보아요. 그러고 서로의 얼굴을 향해 손을 내미는데요. 그런데 손이 만지는 것은 얼굴이 아니네요. 이제 손은 상상의 세계로 이어지는 마법 통로가 됐나 봐요. 놀랍게도 두 아이 손이 서로의 얼굴 속으로 스며들어 내면을 탐험하기 시작해요. 그러다 두 아이는 아주 놀라운 장면을 만나요. 서로의 가슴속 가장 깊은 곳에 간직돼 있던 소망을 보았거든요. 피에트로가 날고 싶은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 보였고, 줄리아가 다이빙하고 싶은 푸른 바다도 보이네요. 이렇게 둘은 서로의 꿈을 보았어요. 어둠의 게임이 끝나 현실에 돌아와서도 둘은 서로를 응원하겠지요. 이보다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을까요?
이 책에 그림을 그린 클라우디아 팔마루치는 오늘날 세계 아동문학계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그림 작가 중 한 사람이에요. 연필과 오일 페인팅을 사용한 환상적이고 매혹적인 그림으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상상의 세계를 보여줘요. 라가치상과 프레미오 안데르센상 등 세계 최고 그림책 상을 받은 작가답네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둠이 더는 무섭지 않겠어요. 잠들기 위해 방 안의 불을 꺼야 하는 매일 밤이 선물 같은 시간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책에 나온 이 문장이 무척 아름다워요. "꿈은 이루어질 거예요. 미래는 언제나 까만 어둠 속에서 빛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