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할머니의 파업 선언… 단짝의 1인 시위… 작은 행동도 사회에 변화 부를 수 있죠

입력 : 2023.12.11 03:30
[재밌다, 이 책!] 할머니의 파업 선언… 단짝의 1인 시위… 작은 행동도 사회에 변화 부를 수 있죠
소여동의 빛

최이랑 지음 | 출판사 책담 | 가격 1만2000원


중학교 3학년 예림의 일상을 중심으로 작은 용기와 행동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그린 청소년 소설이에요. 책을 읽고 나면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에 눈을 뜨게 돼요.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면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얻게 되죠.

소설 속 이야기는 도시 변두리 작은 동네 '소여동'에 사는 평범한 중학생 예림의 시선으로 펼쳐져요. 예림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 때문에 더 큰 세계와 현실에 눈뜨죠.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할머니의 파업 선언, 엄마의 특수학교 설립 반대 시위, 시험의 공정성을 부르짖으며 시작된 단짝 은채의 1인 시위 등이 예림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요. 자신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상황이 예림 가까이에서 벌어지면서 예림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해요.

이 소설의 강점은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다는 거예요.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 이유와 신념을 갖고 행동에 나서요. 급식실 위생 문제를 지적하며 파업에 참여하는 할머니, 집값이 떨어질까 봐 특수학교 설립 반대 시위에 나선 엄마,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받은 차별적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학교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은채 등 각 인물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가치와 관점을 제시해요. 이를 통해 여러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죠.

이처럼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사회가 발전해 나갈 방향을 결정한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책임감을 일깨워요. 소소한 행동 하나가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예림이가 마주한 소여동 이야기는 단순히 예림과 소여동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예림이라는 주인공이 우리 이웃과 주변 사회에 대한 책임과 마주하고, 그를 떠안고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죠. 이를 통해 우리가 말로만 '더 나은 사회'를 외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수 있어요.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사회적 변화는 일어나기 어렵다는 걸 이 소설을 통해 살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메시지만 있는 지루한 소설은 아니에요. 사회 참여의 중요성을 가르쳐주면서도 풍부한 감정 묘사와 아름다운 문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김미향 콘텐츠 스타트업 에디튜드 대표·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