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모험 즐기는 악동 톰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가식적인 모습 보여줘요

입력 : 2023.11.28 03:30

톰 소여의 모험

'톰 소여의 모험' 1884년 판본 중 한 페이지. /브리태니커
'톰 소여의 모험' 1884년 판본 중 한 페이지. /브리태니커
톰은 학교를 빼먹고 신나게 놀았다. 그러다 흑인 소년 짐을 도와 내일 쓸 장작과 저녁 지을 불쏘시개를 패야 할 때에 간신히 맞춰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톰이 그 시간에 집에 돌아온 것은 짐이 일의 4분의 3을 하는 동안 그에게 자신의 모험담을 들려주기 위해서였다.

'미국 문학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1835~1910)이 1876년 발표한 '톰 소여의 모험'은 "순수한 동심의 시선으로 인간 사회의 위선과 가식을 풍자한 수작(秀作)"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에요. '톰 소여의 모험'은 물론, 쌍둥이 같은 작품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만화영화와 영화, 연극, 뮤지컬로 제작돼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모험심을 심어주었어요. 마크 트웨인은 10대 소년의 순수한 눈을 통해 가식적인 어른들 모습과 위선을 특유의 풍자와 유머로 담아냈어요. 소년 눈에 어른들은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허례허식으로 가득했고, 무엇이든 돈으로 바꿔 생각하기 일쑤였어요.

미국 미시시피강가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사는 개구쟁이 소년 톰 소여는 동생 시드와 함께 폴리 이모 집에 얹혀살았어요. 시드는 톰과 달리 모범생이었는데, 폴리 이모에게 형의 잘못을 일러바치기 바쁜 아이였어요. 폴리 이모는 톰에게 엄격했지만, 한편으로는 애처로운 마음이 들어 심하게 혼내지도 못했어요. 하루는 거듭된 톰의 말썽에 화가 난 폴리 이모가 30m나 되는 담장에 페인트칠을 하라는 벌을 내렸어요. 마지못해 담장에 페인트를 칠하던 톰에게 묘안이 떠올랐어요. 벌을 받고 있다며 비웃는 친구들에게 "페인트칠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이라고 속인 거죠. 친구들은 서로 재미있는 일을 자기도 하겠다며 나섰고, 톰은 자기 힘은 하나도 들이지 않고 일을 마쳤죠. 심지어 페인트칠하게 해주는 값으로 장난감 등을 친구들에게 받기까지 해요.

톰의 단짝은 허크, 바로 허클베리 핀이에요. 허크의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고, 마을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했어요. 허크도 마찬가지였죠. 톰과 허크는 한밤에 공동묘지에 갔다가 살인 사건을 목격해요. 살인범 인디언 조는 마을의 한 할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우지만, 톰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면서 범죄의 진실이 밝혀져요. 한편 톰은 짝사랑하는 베키와 마을 어귀에 있는 동굴에 놀러 갔다가 도망친 조를 발견해요. 톰은 베키와 동굴을 황급히 빠져나오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지는 않아요. 조는 나중에 동굴에서 죽은 채로 발견돼요. 톰은 허크와 보물을 찾아내는 등 별별 모험을 끊이지 않고 벌여요.

'톰 소여의 모험'은 어린이들에게는 모험심을 심어주는 걸작이면서, 그 순수한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순적 세계를 예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톰 소여의 모험' 후속작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허크가 도망친 흑인 노예 짐과 함께 뗏목을 타고 떠나며 벌어지는 허크와 짐의 모험담이랍니다.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