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최대 500송이 흰 꽃 밑에 한 쌍의 잎… 붉은 열매도 한 다발로 자라죠
입력 : 2023.10.30 03:30
가막살나무
- ▲ 5~6월쯤 가막살나무에 피는 흰 꽃. /국립생물자원관
가막살나무속은 과거 분류가 꽤 유동적이었어요. 오래전부터 인동과(科) 또는 산분꽃나무과로 분류했지만, 최근 분자계통학 연구 결과로는 연복초과로 나뉜답니다.
가막살나무는 우리나라, 중국 중남부와 대만, 일본 홋카이도 이남 등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해요. 우리나라에는 황해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그 이남 지역에서 주로 자라죠. 흔히 햇볕이 잘 드는 산 중턱 이하 숲속 산성 또는 중성의 습한 토양에서 자라요.
가막살나무는 높이가 3m에 이르러요. 잎은 마주나고 길이 5~14㎝, 폭 3~13㎝인데, 잎끝이 비교적 무딘 넓은 달걀 모양이죠.
꽃은 흰색으로 5~6월쯤 피는데, 꽃대 끝에서 많은 꽃이 거미줄처럼 뻗어 나오고 그런 모양이 여러 개 달리면서 핍니다. 꽃 15~500송이 밑에 한 쌍의 잎이 달리죠. 가장자리 꽃은 흔히 꽃이 피어도 종자를 맺지 못하는 불임성(不稔性)입니다. 대신 벌이나 나비 등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죠.
열매도 꽃처럼 다발로 자라요. 붉은색에 윤기가 나고 둥근 열매에 씨가 들어 있습니다. 열매는 9~10월쯤 빨간색으로 익는데, 이듬해 봄까지도 달려 있어서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새들에게도 좋은 먹이랍니다.
가막살나무는 흔히 관상 목적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나, 사람 건강에도 큰 기여를 합니다. 해아권두(孩兒拳頭)라 부르는 열매는 구충 작용을 하고, 진통·소염·종기·타박상 치료에 열탕으로 달여서 복용한답니다. 중국 전통 의학에서는 열매나 잎 또는 줄기를 뱀에 물렸을 때나 이질 치료에 썼대요.
가막살나무는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선호하지만, 반그늘에도 잘 자라요. 옮겨심기가 쉬워 도시 환경 조경에도 적합한 나무입니다. 특히 잎에는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서 도시에서는 먼지 같은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죠. 가막살나무는 흔히 한 그루씩 심지만, 울타리처럼 경계를 나타내거나 배경을 조성할 때 심어도 잘 어울립니다. 특히 병충해 문제는 거의 없어서 기르기가 아주 쉽답니다. 그러나 가막살나무는 미국 대서양 근처 지역에서는 너무 빨리 잘 자라서 기존 토착종을 해치는 침입종 취급을 받기도 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