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국제 유가 급등하면 물가 안정 위해 기름에 붙이는 세금 낮추죠

입력 : 2023.10.26 03:30

유류세

24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차에 기름을 넣고 있어요. /뉴스1
24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차에 기름을 넣고 있어요. /뉴스1
Q.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대요. 유류세가 뭐고, 왜 깎아주고, 또 왜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건가요?

A. 유류세는 유류 소비량이 지나치게 많아지지 않도록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등에 물리는 세금이에요. 세금을 부과하면 차량 주유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가용을 덜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여러 요인으로 유가가 급격하게 올라도 문제입니다. 물가도 덩달아 오를 수 있거든요. 이런 경우 정부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깎아주는 정책을 써요. 물가를 안정시키고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정부는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를 깎아주고 있어요. 계속 연장돼 온 유류세 인하 조치는 원래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는데, 12월 말까지로 두 달 연장됐죠. 2021년 11월에는 국제 유가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했어요. 당시 코로나로 전 세계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거든요. 코로나 이전 배럴당 60달러대였던 국제 유가(브렌트유 기준)는 2021년 11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어요.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국제 유가에 크게 영향을 받아요. 국제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유류세를 낮추기로 한 거죠.

당시 인하 기간을 6개월로 정해뒀지만, 이듬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또다시 국제 유가가 급등했어요. 배럴당 110달러가 넘어가기도 했죠. 러시아는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데 전쟁 때문에 공급량이 줄어드니 국제 유가가 오를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우리나라 정부는 다시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이후 차츰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올해 5~6월에는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함께 석유 공급을 줄이는 정책을 쓰자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이달 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자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죠. 결국 정부는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율은 휘발유 25%, 경유 37%예요.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L)당 820원에서 615원으로, 경유는 리터당 581원에서 369원으로 내려간 상태입니다.

유류세를 낮추면 소비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세금 수입이 줄어 예산이 부족해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또 언젠가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날 텐데, 이때 갑자기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저항이 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부는 상대적으로 인하율이 큰 경유는 단계적으로 인하율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