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늙지 않는 세계 '네버랜드'에 사는 소년… 부모 잃은 아이 보살피고, 해적과 싸워
입력 : 2023.10.17 03:30
피터 팬
- ▲ 1915년 출판된 ‘피터 팬’ 표지. /위키피디아
영국 작가 제임스 매슈 배리(1860~1937)가 1911년 소설로 출간한 '피터 팬'은 전 세계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명작이에요. 처음에는 '피터와 웬디'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지만, 주인공 피터 팬이 워낙 유명해서 지금은 '피터 팬'으로 부르고 있죠. 1924년 무성영화를 시작으로 여러 번 영화로 만들어졌고, 연극과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면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영국 런던에 사는 달링 부부는 웬디와 존, 마이클 세 남매를 키우고 있어요. 티 없이 맑은 세 남매에게 어느 날 피터 팬이 찾아오고, 네버랜드로 모험을 떠나자고 제안해요. 네버랜드는 '어른들이 보는 곳 바깥에 있어서'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곳이에요. 그곳에서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나이를 먹지 않아요. 아이들에게 네버랜드는 충만한 모험을 누릴 수 있는 안성맞춤 공간이었어요. 피터 팬의 단짝이면서 금방울 소리로 말을 하는 팅커 벨을 비롯한 요정들과 꼬리가 긴 인어도 있었어요.
그렇다고 네버랜드가 마냥 행복하기만 한 곳은 아니었어요. 사실 네버랜드는 유모차에서 떨어진 아이들이 일주일 안에 부모를 찾지 못하면 가는 곳이었거든요. 피터 팬과 함께 네버랜드로 날아온 웬디는 엄마가 필요한 아이들 6명에게 엄마 역할을 했어요. 웬디는 원래 상냥하고 바느질도 잘했는데, 무엇보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엄마 역할이 어렵지 않았어요.
네버랜드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또 있는데, 바로 해적 때문이에요. 해적을 이끄는 후크 선장은 동심으로 가득 찬 아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어요. 사실 후크 선장은 피터 팬과 대결에서 한쪽 손을 잃은 터라 복수심에 불타 피터 팬을 쫓고 있었어요. 후크 선장은 어린이들을 인질로 붙잡고 피터와 결전을 기다렸어요. 한동안은 양쪽 모두 기세가 팽팽했지만, 상황은 갈수록 피터 팬에게 유리하게 돌아갔어요. 눈부시도록 재빠르게 날 수 있었던 피터에게 후크 선장은 상대가 되지 않았죠. 후크 선장은 악어가 있는 바다로 떨어져 최후를 맞아요.
네버랜드로 떠날 때는 웬디와 존, 마이클 세 명이었지만, 돌아올 때는 9명이 됐어요. 부모를 잃은 아이 6명이 모두 달링 부부의 집으로 향했고, 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을 입양했어요. 피터 팬은 어떻게 됐을까요? 웬디는 어른이 돼 결혼했고, 웬디가 낳은 딸 제인, 그리고 훗날에는 제인의 딸 마거릿이 피터와 함께 네버랜드로 모험을 떠나면서 작품은 끝을 맺어요. 영원히 어린아이로 살 수 없지만, 때때로 동심(童心)이 그리울 때가 있을 거예요. 그럴 때 '피터 팬'을 읽는다면,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