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추억·사랑·우정을 품고 있는 도시… 소설 8편 읽으며 '나'를 찾아 떠나요
입력 : 2023.10.16 03:30
소설 목포
박생강 외 지음|출판사 아르띠잔|가격 1만5000원
가을이 깊어지고 있어요.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 좋은 계절이죠. 그러나 모두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만약 여유가 없다면, 책을 통해 다른 도시를 경험하는 색다른 여행법도 있어요.
박생강 외 지음|출판사 아르띠잔|가격 1만5000원
가을이 깊어지고 있어요.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 좋은 계절이죠. 그러나 모두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만약 여유가 없다면, 책을 통해 다른 도시를 경험하는 색다른 여행법도 있어요.
이 책에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목포를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 8편이 담겨 있어요. 박생강·백이원·김경희·강병융·김학찬·김의경·전석순·정진영 소설가가 각각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품은 도시 목포를 배경으로 성장·가족·우정·사랑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합니다.
이 소설집에서 특히 추천하고 싶은 소설은 총 세 편이에요. 이 세 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목포를 여행하면서 자기 자신과 오롯이 마주하게 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김의경 소설가의 '최애의 후배'에는 가수 아이유의 팬인 싱가포르 아저씨, 그리고 아이유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주인공이 등장해요. 둘은 함께 아이유가 출연한 드라마 '호텔 델루나' 촬영지 목포를 여행해요. 여행을 통해 '팬심'의 의미, 나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관해 말하는 작품이에요.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해 새로운 생각의 지평을 열어주죠.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이 아저씨와의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은 무엇이고, 좋아하는 마음이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다음으로 김학찬 소설가의 '구름기期'와 김경희 소설가의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은 가족, 그중에서도 아버지를 그린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구름기期' 주인공 '학찬'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9년이 흐른 뒤, 불현듯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목포로 가족 여행을 갔던 기억이 떠올라요. '왜 그때 아버지는 굳이 목포로의 여행을 고집했을까.' 의문을 갖게 된 주인공은 1998년 아버지가 갔던 경로를 그대로 추적해 목포로 떠나요.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그간 잊고 있던 아버지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발견하고 자신이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김경희 소설가의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 주인공 역시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방문했던 목포를 어른이 돼 다시 찾아가요. 그곳에는 아버지와의 잃어버린 시간을 매개해 주는 '삼색 고양이'가 있고, 주인공은 꿈인 듯 현실인 듯 시공간을 초월하는 경험을 해요. 결국 '삼색 고양이'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여정의 동반자이자 주인공의 성장과 성찰을 돕는 조력자이기도 한 셈이지요.
책 속에는 목포에 관한 노래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목포 연락선'이 나와요. 노래를 들으며 책 속에서 목포의 아름다운 풍경을 건져 올려보세요. 소설로 떠나는 목포 여행이 곧 진짜 '나'를 찾는 성장 여행의 시작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