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15] '머드러기'와 '지스러기'

입력 : 2023.10.04 03:30
[예쁜 말 바른 말] [315] '머드러기'와 '지스러기'
다음 주 월요일은 577돌 한글날입니다. 우리 고유 글자인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는 기념일을 맞아 아름다운 순우리말 몇 가지를 알아봅시다.

*할머니는 생선 가게 주인에게 굴비 머드러기만 잘 골라 달라고 부탁하셨다.

*덤불김치는 무 잎과 줄기, 배추의 지스러기로 담근 김치를 말한다.


위 문장에 나온 순우리말 '머드러기'와 '지스러기'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나요? '머드러기'는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보다 굵거나 큰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알밤 중에서 머드러기만 골라 담았다'와 같이 써요. 일등품, 최상품이 비슷한 말이지요.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쓰는 군계일학(群鷄一鶴), 백미(白眉) 등 한자말을 대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지스러기'는 '골라내거나 잘라내고 남은 나머지'를 뜻해요. '마름질하고 남은 지스러기로 인형 옷을 만들었다'와 같이 쓰지요. '지치레기' '찐지래기'는 각각 강원도·경상도에서 쓰는 방언이고, 북한에서는 '지스레기'라고 한대요.

­[예문] 

―엄마는 텃밭에서 머드러기 채소만 골라 이웃집에 보냈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면 어떤 분야에서든 머드러기가 될 수 있을 거야."

­―시골길을 걷던 아빠는 어릴 적 가을걷이가 끝난 논밭에서 지스러기를 주운 추억을 들려주셨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