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13] '댓 발'과 '본데없이'
입력 : 2023.09.20 03:30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왜 그리 본대없이 구는지 모르겠네요."
여기서 잘못 표기된 말은 무엇일까요? '대빨'이 아니라 '댓 발'로, '본대없이'가 아니라 '본데없이'로 써야 해요.
흔히 심통이 난 사람을 보고 "입이 댓 발 나왔다"고 하는데, '댓 발'은 '다섯쯤 되는 수'를 뜻하는 관형사 '댓' 뒤에 길이의 단위를 나타내는 '발'이 이어진 표현입니다. 한 발은 '두 팔을 양옆으로 펴서 벌렸을 때 한쪽 손끝에서 다른 쪽 손끝까지의 길이'를 뜻하며 대략 1.5m입니다. '댓 발'은 그 다섯 배쯤 되는 길이를 뜻하므로 성인 기준으로 대략 7.5m죠. 입이 댓 발까지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나, 화가 나거나 마음에 차지 않아 입이 많이 나와 있는 것을 과장해 "입이 댓 발 나왔다"고 표현합니다.
'본데없이'는 '보고 배운 것이 없이, 또는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어예요. '보고 배운 예의범절이나 솜씨 또는 지식'을 뜻하는 '본데'에서 비롯된 말이죠. '본보기가 되거나 내세울 만한 것' '맵시나 모양새'를 뜻하는 '본때'와 구별해서 알아두세요. '본데없이'와 비슷한 말로 '버릇없이' '무례하게'가 있어요.
<예문>
ㅡ그 아이는 첫 수업에서 시를 안 쓰겠다고 버티며 입이 댓 발이나 나왔는데, 이제는 시 쓰기를 무척 좋아한다.
ㅡ"먼 친척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본데없이 굴지 않도록 명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