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방 나갈 때는 불을 끄는 게 좋아요" 선생님 말씀 듣고 기후 위기에 관심
입력 : 2023.09.04 03:30
그레타 툰베리:소녀는 어떻게 환경운동가가 되었나?
알렉산드라 우르스만 오토 지음 | 신현승 옮김
로저 튜레손 사진 | 출판사 책담 | 가격 1만8500원
알렉산드라 우르스만 오토 지음 | 신현승 옮김
로저 튜레손 사진 | 출판사 책담 | 가격 1만8500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태풍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이어졌죠. 하와이 마우이섬에선 대형 산불이 나 수백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는 등 역대 최악의 재난이 일어나기도 했어요. 요즘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폭염, 폭우, 태풍, 산불의 공통 원인은 기후 위기지요. 이런 시기에 출간된 이 책은 2003년생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가 어떤 계기로 환경운동가가 됐는지 밀착 취재한 책이에요. 두 기자가 툰베리와 함께 영국 런던, 독일 함부르크, 포르투갈 리스본, 스페인 마드리드, 미국 노스다코타·네브래스카를 다니며 소녀를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툰베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조명한 책은 많지만, 어린 소녀가 어떻게 또래 다른 아이들과 다른 길을 택해 환경운동가가 됐는지 그 과정을 조명한 책은 그간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그 점에서 다른 툰베리 관련 책과 차별점이 있어요. 일종의 전기(傳記·biography) 같아 흥미롭고요.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인포그래픽이 수록돼 있다는 거예요. 인포그래픽은 정보·데이터·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해요. 2018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나 '티핑포인트(돌이킬 수 없는 한계점)'에 가까워진 지구의 생물물리학적 시스템 등 기후 위기와 관련한 정보를 인포그래픽으로 제공하지요.
사실 툰베리가 처음으로 들은 기후 변화 이야기는 우리가 들은 것과 비슷해요. "방을 나갈 때에는 불을 끄는 것이 좋아요"라고 학교 선생님이 말씀하신 게 시작이었거든요. 툰베리가 우리와 달랐던 점은 그때부터 스스로 기후 변화에 관한 글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그러고는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일상을 꾸려 나갔지요. 부모님과 함께 채소 재배를 시작했고 집에 있던 가솔린 차를 전기 자동차로 바꾸었으며 채식주의자가 됐어요. 비행기도 타지 않았고요. 15세에는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어요. 저자는 오늘날 기후 위기 시대를 "정치적 대응도 수박 겉핥기식이어서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은커녕 야망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해요. 이런 상황에서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람들이 아직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요"라는 툰베리의 말은 깊은 울림을 줘요.
이 책에는 툰베리의 연설문도 3개 실려 있어요. 특히 2019년 9월 18일 미국 의회 연설문은 진정성과 구성·내용·문장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명문이니 꼭 읽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