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10] '해치다'와 '헤치다'

입력 : 2023.08.30 03:30
[예쁜 말 바른 말] [310] '해치다'와 '헤치다'
* 우리나라 젊은 층 대장암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후 장(腸) 건강을 (해치는, 헤치는) 음식이나 습관이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 태풍 '카눈'으로 폭우가 쏟아지던 날 가슴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해치고, 헤치고) 주민들을 구조한 소방대원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해치는'과 '헤치고'입니다. 으뜸꼴인 '해치다'와 '헤치다'는 발음과 글자가 비슷해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해(害)치다'는 '어떤 상태에 손상을 입혀 망가지게 하다' '사람의 마음이나 몸에 해를 입히다' '다치게 하거나 죽이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공익을 해치다' '담배는 주변 사람의 건강도 해친다' '자신의 분노를 표출한다고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사건이 발생했다'와 같이 써요.

'헤치다'는 '덮인 것을 파거나 젖히다' '제각기 흩어지게 하다' '(역경이나 어려움 따위를) 이겨 나가다' '좌우로 물리치다' '안정되거나 정돈된 상태를 흐트러지게 하다' 같은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흙더미를 헤치고 감자를 캐는 아이들' '역경을 헤치고 그는 마침내 승리했다' '배가 물살을 헤쳐 나가다'와 같이 써요.

<예문>

­ㅡ소비자 물가 안정도 중요하나 농가의 경영 안정을 해치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다.

­ㅡ대나무 숲을 힘겹게 헤치고 들어가 부서진 한인 묘비의 기록을 찾아냈다.

류덕엽 교육학박사·전 서울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