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09] '차츰'과 '이쯤'
입력 : 2023.08.23 03:30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차츰'입니다. '차츰'은 어떤 사물의 상태가 시간 흐름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조금씩 진행하는 모양을 뜻하는 순우리말 부사입니다. '병이 차츰 호전되고 있다' '날이 차츰 어두워지고 있다'와 같이 쓰지요. 비슷한 뜻을 가진 한자어는 차차(次次), 점차(漸次), 점점(漸漸) 등이 있고, '차츰'보다 여린 느낌을 주는 말은 '차즘'이에요.
'차츰'과 '차즘'을 '차쯤'으로 잘못 쓰는 사람들이 있어요. '2주 차쯤 지나 염증이 사라졌다'같이 의존 명사인 '차(次)' 뒤에 정도의 뜻을 더하는 말인 '-쯤'을 더해 나타내는 표현인 '차쯤'과 헷갈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이만한 정도(명사)' '이만한 정도로(부사)'를 뜻하는 '이쯤'이나 '그쯤' '저쯤' 같은 낱말과 어떻게 다른지 잘 알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듯하기도 하고요.
[예문]
―부동산 거래량이 차츰 늘면서 집주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매매가격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류 아이돌이 차츰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우리 화장품 수출액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 사이의 오해는 차츰 풀리고 있다.
―"이쯤 말했으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