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한 소년과 옆집 할아버지의 우정 이야기… 편지 주고받고 장미 키우며 사랑 배워요
입력 : 2023.08.17 03:30
그레이엄 할아버지께
'그레이엄 할아버지께. 죄송해요. 축구를 하는데, 공이 그만 할아버지 정원으로 들어가 버렸어요. 정원의 장미가 무사하면 좋겠어요. 할아버지 드리려고 엄마랑 같이 스콘을 만들었어요. 맛있게 드세요.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해요. 잭슨 올림.'
여덟 살 소년 잭슨은 축구를 좋아해요. 어느 날 잭슨이 찬 공이 그만 옆집 할아버지네 정원으로 날아갔어요. 할아버지께서 애지중지하던 장미가 혹시 상하진 않았는지 걱정이 되네요. 잭슨은 죄송함과 걱정의 마음을 담아 할아버지께 사과 편지를 보내요. 그러자 답장이 왔어요. 잭슨은 침대에 누워 그레이엄 할아버지가 보낸 편지를 읽고 있어요. '잭슨에게. 스콘과 사과 편지 고맙구나. 내 장미는 멀쩡하단다. 걱정하지 말거라. 이번 주말에 우리 집에 와보렴. 새 장미가 잘 자라도록 가지치기하는 걸 보여주마. 마음을 담아, 그레이엄 할아버지로부터.'
잭슨은 할아버지로부터 장미 가꾸는 법을 배워요. 이후에도 둘은 서로에게 편지를 써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할아버지는 집을 떠나 요양원으로 가게 됐어요. 잭슨은 요양원으로도 편지를 보냈어요. '오늘은 어떤 아저씨가 할아버지 집 앞에 '팝니다'라는 표지판을 세웠어요. 그 아저씨가 장미도 마구 밟았어요. 전 너무 화가 났어요'라는 잭슨의 편지에 할아버지는 장미를 안전한 곳에 옮겨 달라고 부탁해요. 잭슨은 장미를 자기 집 정원에 옮겨 심었어요. 할아버지 대신 장미를 잘 키우겠다고 다짐도 해요.
어느 날 잭슨의 가족들이 요양원으로 찾아가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잭슨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 그레이엄 할아버지께 달려가 품에 덥석 안겼어요. 잭슨은 자신이 가꾼 장미를 갖다 드렸어요. 할아버지는 장미를 보며 자기 집 정원에 내리던 비 냄새가 느껴진다며 좋아합니다.
'저 새 친구가 생겼어요. 그 애 이름이 뭔지 아세요? 장미예요!' 잭슨이 보낸 편지에 할아버지는 장미에 얽힌 이야기를 적은 답장을 보내요. '내 아내 이름도 장미였단다'라고 말이에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장미를 가꾸셨다네요.
잭슨은 점점 커 가고 학교생활도 바빠져 이전만큼 자주 편지를 하진 못해요. 그러던 어느 날 장미가 죽은 것만 같습니다. 이 소식을 담은 편지를 보내자 답장이 왔어요. 그런데 그게 할아버지의 마지막 편지였어요. 잭슨은 편지를 읽고는 침대 위에 돌아누워 슬프게 울어요. 편지에는 '장미는 봄이 오면 다시 필 것이며, 눈에 보이지 않아도 장미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쓰여 있어요. 마지막을 예견한 듯 편지 끝엔 '잘 지내렴. 아가'라고 적혀 있네요.
이제 잭슨은 하늘나라에 계시는 그레이엄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요.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방법대로 장미를 가꾸면서 말이에요. 이해와 소통과 사랑을 통한 아름다운 성장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담고 있는 그림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