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소설은 학생부장 선생님과의 면담으로 시작해요. 학생부장 선생님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그 애'와 이 책 주인공인 '수현'의 관계를 물어요. '그 애'는 누구인지, '그 애'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지 궁금해 빨리 책장을 넘기게 돼요.

수현은 모든 게 평범한 소녀입니다. 심지어 이름까지 평범해 한 반에 꼭 같은 이름인 학생이 있어요. 그런 수현은 반장 '정후'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어요. 또 따돌림을 당하는 '고요'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요. 어느 날 꿈에 '우연'이 등장하면서부터는 우연을 관찰하기 시작해요. 우연은 친구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는, 그런 친구예요. 수현은 정후, 고요, 우연 이 셋을 지켜보기 시작해요.

어느 날 수현은 떨어진 우연의 휴대폰을 주워 주다 우연이 보고 있던 '고요의 바다'라는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알게 돼요. 그 계정은 온통 달과 관련된 게시글로 가득했어요. 우연의 계정인지 고요의 계정인지 모를 그 공간에서 수현은 'the_eagle_has_landed', 그러니까 달 착륙선 '이글'이 무사히 착륙했을 때 닐 암스트롱이 인류에게 전했던 말을 계정 아이디로 만들어 관계를 맺기 시작해요.

'고요의 바다' 계정 팔로어를 살펴보던 수현은 우연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계정을 발견해요. '아폴로'라는 이름의 검은 고양이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었죠. 친구들을 바라만보았던 학교에서와 달리,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서 수현은 적극적으로 고요, 우연, 정후와 소통해요. 물론 자기 자신은 감춘 채로요.

도입부에 언급한 마이클 콜린스는 자신은 달에 착륙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처음엔 조금 서운했지만 이내 그런 마음이 모두 사라졌다고 해요. 달을 탐사하는 것만큼이나 무사히 탐사를 마친 동료들과 함께 지구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에요.

소설의 줄거리가 달의 뒷면을 바라보기만 했던 마이클 콜린스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며 읽으면 소설의 감동이 더 커져요. 우리가 자주 쓰는 메신저 형태로 디자인된 목차가 사랑스러움을 더해요. 여름이라는 계절과 잘 어울리는, 풋사과 같은 소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