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동태평양 수온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아… 우리나라 남부 폭우에 영향 줬죠

입력 : 2023.08.10 03:30

엘니뇨

지난 3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반팔을 입은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어요. 칠레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에선 8월이 겨울철인데, 올해는 엘니뇨 때문에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고온 현상을 겪고있대요. /EPA 연합뉴스
지난 3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반팔을 입은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어요. 칠레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에선 8월이 겨울철인데, 올해는 엘니뇨 때문에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고온 현상을 겪고있대요. /EPA 연합뉴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따뜻한 바다 해류가 남미 페루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흐르는데, 어떤 해에는 해류가 강해지면서 더 멀리 남쪽까지 흘러가 매우 따뜻해집니다. 따뜻한 해류로 저기압이 형성되면 해안선에 많은 비가 내리는데요, 그 영향으로 페루와 에콰도르 해안에서는 농사가 잘돼 풍년이 듭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예수님 탄생일 이후 풍년의 기쁨이 온다'는 의미를 담아 이 현상을 '엘니뇨(el Ni o)'라고 불렀어요. 엘니뇨는 '아기 예수'를 뜻하는 말이랍니다.

적도의 동쪽 바다를 엘니뇨·라니냐 감시 구역으로 삼아 이곳 수온이 평년보다 섭씨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면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으로 봅니다.

엘니뇨는 어떻게 생길까요? 평상시에는 북동 무역풍이 페루 쪽에서 인도네시아 쪽으로 붑니다. 차가운 물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면서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페루 등 중남미 지역에는 고기압이 형성되죠. 반대로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쪽으로는 저기압이 만들어져요. 그런데 어떤 원인으로 무역풍이 약해지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대규모의 해류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면 해수 온도가 낮았던 남미 연안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고 반대로 동남아 지역은 해수 온도가 낮아져요. 이때를 엘니뇨라고 불러요. 동남아시아나 호주에는 고기압 영향으로 극심한 가뭄이, 남미나 중미에는 저기압 영향으로 홍수가 발생해요. 전 세계적으로 기후재난이 많이 발생한답니다.

세계기상기구, 미 해양대기청 등 세계적인 기상 예측 기관들은 올해 수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수퍼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해요. 1951년부터 작년까지 72년 동안 엘니뇨는 23회, 그중 수퍼 엘니뇨는 세 차례 발생했습니다. 수퍼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기후재난이 발생해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가 생겼어요. 기후 전문가들이 올해 수퍼 엘니뇨를 걱정하는 이유지요.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상청은 여름철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어요. 실제로 이번 여름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강하게 내렸어요. 최근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기상 현상의 변화 폭이 과거보다 더 커지고 있어요. 기상 이변의 충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어요.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