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뉴턴·아인슈타인 잇는 물리학자 호킹이 우주·블랙홀과 인간 존재까지 설명해요
입력 : 2023.08.01 03:30
시간의 역사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1942~2018·사진)이 1988년 발표한 '시간의 역사'는 "대중 과학서의 이정표" "20세기 최고의 과학 교양서"라는 평가를 받아요. 영국에서만 60만부 넘게 팔렸고, 전 세계 40국에서 번역·출간돼 2500만부 이상 나갔다고 해요.
스티븐 호킹은 20대 초반 발병한 루게릭병을 앓으면서도 연구와 대중 강연에 매진해 '뉴턴과 아인슈타인을 잇는 물리학자'라는 명성을 얻었죠.
'시간의 역사'는 우주와 시간의 기본 개념부터 양자 이론과 시간의 흐름, 나아가 우주와 인간의 관계, 인간의 존재 의미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요. 인류는 긴 시간에 걸쳐 다양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 우주에 관한 상(像)을 하나 정립했어요. 하지만 과학적 사실과 무관하게 저마다 우주상을 세운 사람도 많아요. 스티븐 호킹이 '시간의 역사' 첫 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프톨레마이오스,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 뉴턴, 아인슈타인 등이 탐색한 우주의 본질을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예요. 시대마다 우주를 인식하는 방법이 달랐다는 점, 그 때문에 사람들이 각자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음을 보여주죠.
사실 '스티븐 호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주제는 블랙홀이에요. 그가 우주에 대한 여러 학자의 인식을 설명한 것은 블랙홀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려는 의도였다고도 할 수 있어요. 호킹은 평생 블랙홀과 우주의 기원 연구에 매진했어요. 대표적으로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 이론이 있죠. 호킹 이전까지 사람들은 블랙홀이 물질을 흡수한다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호킹은 시간이 지나면서 블랙홀이 열복사 현상을 통해 입자를 방출하기도 한다고 주장했죠. 또 블랙홀 자체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증발할 수 있다고 했어요. 호킹의 블랙홀 연구는 이론물리학과 우주론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받습니다.
우주에 대한 인식의 변화, 블랙홀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스티븐 호킹이 '시간의 역사'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은 우주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 즉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였어요.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주가 지금의 모습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인가?" 호킹의 연구에 따르면 우주가 지금 모습인 것은 우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시간의 역사'는 난해한 부분이 여전히 많지만, 물리학은 물론 우주와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명쾌한 방법을 수식을 거의 쓰지 않고 설명한다는 점에서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