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고래·펭귄의 배설물 먹는 플랑크톤이 대기 중 탄소 흡수한대요
입력 : 2023.07.27 03:30
동물 배설물과 탄소
- ▲ 수염고래 일종인 혹등고래. /브리태니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한다고 해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 대신 태양이나 바람, 바다의 파도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대기 중 탄소를 줄이는 지구 공학 기술을 사용하자고 주장해요. 그중 하나로 바다에 철을 뿌리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바다에 철을 뿌려주면 식물성 플랑크톤이 빨리 성장하면서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해 준다는 거지요. 이 방법은 환경론자들의 반대로 실행되지는 못했습니다.
자연 작용을 활용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자는 해법 제시도 있어요. 그중 하나가 고래 숫자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고래는 지방과 단백질로 이루어진 거대한 몸집 안에 엄청난 탄소를 흡수, 저장하고 있어요. 여기에 더해 고래가 내보내는 배설물 안에는 철이 바닷물보다 1000만 배 이상 많이 들어 있다고 해요. 고래가 배설물을 내보낸 근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어나 대기 중 탄소를 광합성 작용으로 흡수하지요. 고래는 죽은 후에는 아주 천천히 바다 깊이 가라앉는데, 이 과정에서 고래 몸 안에 있는 탄소가 오랫동안 대기로부터 격리되는 효과가 나타난답니다.
남극해에 많이 사는 턱끈펭귄이 배설물을 통해 매년 남극해에 521t의 철분을 공급한다고 스페인 연구팀이 분석했어요. 수염고래가 대변을 통해 남극해에 뿌리는 철분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라고 하지요. 문제는 기후변화를 막아주는 고래와 펭귄이 사라지고 있다는 건데요. 수염고래는 상업 포경 이후 개체 수가 10분의 1로 줄었고, 턱끈펭귄은 지난 40년 동안 숫자가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미국 알래스카대 연구팀은 만일 고래 숫자가 포경 시대 이전으로 회복된다면 한 해 탄소 2억2000만t이 바닷속에 격리된다고 추정해요. 우리나라 1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1입니다. 멸종 위기로 사라져 가는 고래와 펭귄 수를 늘려서 기후변화도 막고 생태계도 살리면 좋겠지요.
- ▲ 턱끈펭귄. /브리태니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