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1868년 경찰이 직접 녹색·적색 바꾸다가… 1923년 자동 방식 도입됐죠

입력 : 2023.07.25 03:30

신호등

미국 경찰관 레스터 와이어가 발명한 신호등. /미국 유타교통국
미국 경찰관 레스터 와이어가 발명한 신호등. /미국 유타교통국
보행자 신호등 중에는 불이 녹색일 때 남은 시간을 표시해주는 게 있죠. 이 잔여 시간 표시 장치를 차량 신호등에도 다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해요. 운전자들이 신호가 바뀌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알면 교차로 교통체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에요. 교통안전을 보장하고 교통 흐름을 통제하기 위해 대부분 국가는 신호등을 사용하고 있어요.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동일한 색상과 의미의 신호등을 쓰고 있다고 해요. 신호등에는 어떤 역사가 있을까요?

신호등은 교통수단이 발전하면서 등장했어요. 교통수단이 많이 없던 과거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도보로 다녔고, 말이나 마차·가마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계층은 소수 상류층이었기 때문에 교통 신호가 크게 필요하지 않았죠. 그러다 전차와 자동차 등이 등장하고 점점 도로 상황이 복잡해지자 사람의 통제만으로는 교통정리가 쉽지 않아졌어요.

대표적인 곳이 19세기 영국 런던이었습니다. 당시 런던 도로는 자동차에 마차·자전거·전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섞여 엄청난 혼잡을 빚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1868년 런던 팔리아멘트 스퀘어(국회의사당 광장)에 교통 신호등이 세워졌습니다. 이 신호등은 교통경찰이 직접 수동으로 작동하는 방식이었는데 적색과 녹색 두 개 신호를 표시했어요. 교통경찰은 가스 램프로 신호를 표시했는데, 간혹 램프가 폭발하는 사고로 경찰이 크게 다치자 이후 석유·촛불 등 다른 방식을 썼다고 해요.

전기를 이용한 신호등은 미국 경찰관 레스터 와이어가 1912년 개발했어요. 이 신호등 역시 수동 방식으로, 경찰관이 길 옆에 서서 기기를 조작해 신호를 바꾸는 방식이었어요. 자동으로 신호가 바뀌는 신호등은 1923년 개럿 모건이 발명했어요. 모건은 끔찍한 교통사고를 목격한 이후,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자동 신호등을 개발했다고 해요. 모건의 신호등은 처음에는 적색과 녹색 신호만 있었어요. 하지만 이후 운전자가 차를 멈출 수 있도록 알리는 목적의 황색 신호가 추가된 3색 신호등으로 바뀌었고 이 방식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처음 신호등이 도입됐어요. 이 신호등은 종로에 설치됐는데, 빛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신호에 해당하는 색상의 날개를 수동 조작해 튀어나오게 하는 방식이었어요. 엄밀히 말하면 신호기에 가까운 물건이었죠. 지금 같은 전기 신호등은 광복 이후 늘어났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길에서 스마트폰만 보며 걷는 사람들 때문에 교통사고가 늘고 있어요.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보도 바닥에 신호를 표시하는 바닥형 신호등도 등장했습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