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심각한 자연재해로 농사 망치면 물가 치솟아요
입력 : 2023.07.20 03:30
에코플레이션
- ▲ 15일(현지 시각) 이라크 농부가 말라붙은 감자밭을 바라보고 있어요. 이라크는 4년 연속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어요. /로이터 뉴스1
에코플레이션(ecoflation)은 환경(ecology)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로 물가가 치솟는 현상을 말해요. 얼마 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하반기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90%로, 강한 엘니뇨가 올 수 있다고 예측했어요. 엘니뇨는 남미 페루 부근 태평양 적도 해역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이상 고온 현상이에요. 엘니뇨가 나타나면 홍수나 가뭄, 폭설, 산불 등 기후 재난이 자주 발생한다고 해요. 기후 재난이 나타나면 물가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엘니뇨는 그동안 주기적으로 나타났지만, 유독 강한 때가 있었어요. 최근 들어서는 그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해요. '수퍼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평년보다 동태평양 수온이 1.5도 이상 상승하는 걸 가리킵니다. 1972년과 1982년, 1997년, 2015년에 '매우 강한' 엘니뇨가 나타났어요.
가장 최근인 2015년 어떤 기후 재난이 있었는지 살펴볼게요.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선 사상 최악 가뭄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어요. 베트남에서는 200만명이 물 부족 위기에 처했죠.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뭄으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한 달 이상 지속됐어요. 호주는 극심한 봄 가뭄을 겪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했어요. 반대로 영국에선 겨울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어요. 남미에서도 가뭄과 폭우가 반복됐습니다. 세계적으로 기후 재난이 발생한 거죠.
이렇게 가뭄, 산불, 홍수 등 재난이 닥치면 농작물에 피해를 줍니다. 수확량이 적어지면 식료품 가격이 오릅니다. 식료품 가격만이 아닙니다. 기후 재난이 올 때는 석유나 철광석 같은 원자재 조업도 힘들어져요. 철광석이나 비철금속이 있는 광산을 생각해보세요. 산불이 나거나 홍수로 산사태가 발생하면 채굴이 힘들 거예요. 유전에서 석유를 시추하기도 어려워지죠. 식료품과 원자재,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전반적 물가도 오릅니다.
올해 우리나라는 4년 만에 엘니뇨를 겪을 것으로 예상돼요. 여름철 평균치보다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커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4일 도매 기준 청상추 4㎏ 가격이 3만6920원으로, 한 달 전(1만9288원)보다 91.4% 뛰었어요. 열무 1㎏ 소매 가격은 3417원으로, 한 달 전(2369원)보다 44% 올랐지요.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이상 기후를 겪고 있어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예측도 있어요.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가 우리 지갑 사정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걸 이제 알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