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02] '새침데기'와 '새침떼기'

입력 : 2023.07.05 03:30
[예쁜 말 바른 말] [302] '새침데기'와 '새침떼기'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 아빠 역을 맡은 배우가 상대 역을 맡은 배우에 대해 "(새침떼기/새침때기/새침데기/새침대기)일 것 같았는데 무척 털털하다"고 말했어요.

괄호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새침데기'입니다. 발음이 [새침떼기]인 데다,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이 있어서 그러는지 '새침떼기'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무척 많아요. 새침한 성격을 지닌 사람을 이르는 '새침데기'는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를 뜻하는 '새침'과 '그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그런 성질을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인 '-데기'로 이루어진 파생어입니다.

'새침'은 '새치미'의 준말이고, 유의어로는 '시침'과 '시치미'가 있어요. 흔히 쓰는 '새침하다'는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가 있다' '짐짓 쌀쌀한 기색을 꾸미다'라는 뜻이 있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참고로 '시시덕이는 재를 넘어도 새침데기는 골로 빠진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시시덕이는 떠들어대면서도 고개를 넘는데 새침데기는 잔꾀를 내어 골짜기로 빠져나간다는 뜻이에요. 겉으로 떠드는 사람보다 얌전한 체하는 사람이 오히려 나쁜 마음을 품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랍니다.

[예문]

―­내 조카는 새침데기여서 먼저 말을 거는 일이 거의 없다.

­―새침데기 이웃집 누나가 오늘은 웬일로 알은체를 했다.

­―새침데기처럼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내가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츤데레'라는 말은 일본의 인터넷 속어로, 새침데기 같지만 실제로는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