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1829년 문 연 美 트리몬트 하우스, 공짜 비누 처음 제공했대요
입력 : 2023.07.04 03:30
호텔
- ▲ 1900년대 초 미국 버펄로에 문을 연 호텔 스태틀러 내부를 그린 엽서. /호텔 스태틀러
호텔이 생기기 전에는 여관이나 가정집, 교회 등이 그 역할을 대신했어요. 여관에서는 숙소와 음식, 말을 둘 수 있는 마구간을 제공했습니다. 또 일반 가정집이나 귀족의 저택 등에 대가를 제공하고 묵을 수도 있었죠.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온천이 있는 지역에 숙박 업소를 설치해서 운영했어요. 교회와 수도원에도 여행객이 묵을 수 있었는데, 특히 여행자가 병에 걸린 경우 교회에서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죠. '환대'를 뜻하는 라틴어 단어 'hospitalitas'가 병원(hospital)과 호텔(hotel)의 어원이 됐다고 해요.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계층이 상류층 등으로 한정돼 있고 여행자 수가 많지 않았던 고대나 중세에는 이러한 시설로도 충분히 숙박 수요를 감당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철도 등 교통이 발달하자 여행객이 늘어났어요. 기존 숙박 시설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죠. 이때부터 호텔이 등장했습니다. 1794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70여 객실을 갖춘 시티 호텔이 문을 열었어요. 이후 19세기에 접어들면서 미국 여관들은 점점 호텔 형태로 모습을 바꿨습니다. 1829년 미국 보스턴에 문을 연 트리몬트 하우스(Tremont House)는 최초의 현대식 호텔로 여겨져요. 트리몬트 하우스에는 잠금장치가 달린 개인 객실이 있었고, 무료 비누 등 각종 편의용품을 제공했어요. 또 짐을 옮겨주는 벨보이(bellboy) 등 기존 숙박 시설에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도 고급 호텔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850~1860년대 프랑스 파리에 생긴 그랑 호텔(Grand H tel)은 최초의 호화 호텔로 여겨지죠.
이러한 호화 호텔은 대부분 상류층을 위한 시설이라 이용료가 비쌌어요. 이를 뒤집은 방식으로 영업해 호화 호텔에 도전장을 내민 곳이 1900년대 초 미국 뉴욕 버펄로에 생긴 호텔 스태틀러(Hotel Statler)입니다. 300여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호화로운 서비스보다는 깨끗한 시설과 적당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 일반 여행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숙박료가 개장 당시 기준 1.5달러로 매우 저렴해 많은 호텔 전문가는 스태틀러가 실패할 것이라 예측했어요.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큰 성공을 거두며 호화 서비스에 집중하던 호텔 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죠.
우리나라에서는 개항 이후 국내에 들어온 서양인들이 주막 등 기존 숙박 시설을 불편하게 여겨 호텔이 생겼습니다. 1888년 일본인이 인천에 세운 대불 호텔이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에요. 당시 경인선이 개통하기 전이라 인천에 도착한 외국인들이 보통 하루 이상 인천에 머물렀고, 그래서 인천에 최초의 호텔이 생겼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