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중세 때는 성지순례… 철도 생기고 1841년 첫 여행사 등장
입력 : 2023.06.27 03:30
관광
- ▲ 영국 캔터베리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기독교 순례자들을 그린 1400년대 그림. /브리태니커
서양에서 관광은 종교와 함께 발달했어요. 고대 사회의 관광은 주로 신전 방문이 목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관광은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지에서 발달했어요. 또 고대 그리스에서는 여러 폴리스(도시 국가) 대표들이 한데 모여 운동 능력을 겨루는 올림피아 제전이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각 폴리스 대표들은 개최지로 이동해야 했고, 경기가 열리는 5일간 그 지역에서 지내야 했어요. 이 또한 관광의 기원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중세의 관광 역시 종교를 중심으로 발달했어요. 주로 성지순례 목적이었는데, 특히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목적으로 한 관광이 주를 이뤘습니다. 예수가 활동했던 예루살렘을 향해 중동 지역과 유럽에서 많은 사람이 성지순례를 떠났어요. 주로 가족 단위로 관광을 떠났는데, 수도원에서 숙박하면서 기사단의 호위를 받는 방식이었다고 해요. 11세기 말에서 13세기 말 벌어진 십자군 전쟁 이후 지중해를 중심으로 기독교 문화권과 이슬람 문화권의 교역이 늘었고, 상대 문화권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 것도 관광을 떠날 동기가 됐습니다. 귀족 자제들은 견문을 넓히기 위해 유럽 각국을 돌아다니며 관광하기도 했죠.
동양의 관광은 정치적 목적이나 종교적 이유로 발달했어요. 조선 시대 문헌에는 관광상국(觀光上國)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는 중국 문물을 보고 배운다는 의미가 있어요. 중국에서는 승려들이 인도 순례를 목적으로 관광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당나라의 현장(玄奘)이 대표적입니다. 현장은 불교 경전을 이루는 경장·율장·논장에 모두 통달해 삼장법사라고 했는데, 그가 불교 경전을 얻기 위해 인도로 떠난 여행은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근대적 의미의 관광은 19세기 들어 발달했어요. 산업혁명으로 철도와 증기선 등 여객 운송 수단이 발전한 것이 관광산업 발달을 이끌었죠. 근대 관광의 아버지라고 하는 토머스 쿡(1808~1892)은 1841년 철도 관광을 위한 여행사를 세웠어요. 쿡이 창립한 여행사는 미국 여행 패키지, 세계 일주 패키지 상품 등을 판매해 세계 최초 여행사로 인정받고 있어요. 하지만 이 여행사는 막대한 빚을 견디지 못하고 2019년 파산했다고 해요. 이후 관광 사업은 계속해서 발전해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관광이 일반 대중에게 확산됐어요. 관광의 동기도 정치적·종교적 목적에서 벗어나 개인의 즐거움으로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