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Q. 얼마 전부터 돼지고기와 고등어, 설탕 등 수입 식료품에 할당 관세율 0%가 적용되고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할당 관세는 무엇이고, 할당 관세율을 0%로 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무역은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 있어요. 오늘 여러분이 먹은 음식 중에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게 많을 거예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 미국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주스와 미국산 밀가루로 만든 빵을 먹었어요. 빵 봉지를 살펴보니 빵에 들어간 설탕은 인도에서 수입한 것이네요. 그런데 식품을 포함한 상품이 국경을 넘을 땐, 상품 가격의 일정 비율만큼 세금을 내게 해요. 세금만큼 가격이 비싸지죠. 예를 들어 미국에서 밀가루 한 팩을 1달러(약 1270원)에 팔았다고 해 볼게요. 밀가루가 우리나라 국경 안에 들어올 때 세금을 내야 해요. 만약 세금을 5% 부과한다고 하면 0.05달러를 내야 합니다.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면 밀가루 가격이 미국과 똑같이 1달러(1270원)겠지만, 세금을 포함하면 우리나라에서는 1.05달러(1334원)에 팔리겠지요.

이렇게 상품이 국경을 넘을 때 부과하는 세금을 '관세'라 합니다. 관세를 물품의 원래 가격에 대해 얼마의 비율로 부과하는지를 '관세율'이라고 해요. 왜 관세를 부과하느냐고요? 그건 우리나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우리나라에서 생산할 때 다른 나라에 비해 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물건의 경우, 외국에서 싼 상품이 많이 들어오면 그 산업 종사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보다 가격이 싼 외국 쌀을 수입하면 우리나라 쌀이 잘 안 팔려 농민들에게 피해가 생길 수 있어요. 이때 관세를 매겨 수입 쌀 가격을 높이는 거죠.

그런데 이달 초부터 돼지고기와 고등어, 설탕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7가지에 할당 관세율 0%를 적용하고 있어요. '할당 관세'는 일정 기간 일정량의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예요. 돼지고기는 최대 4만5000t까지, 고등어는 최대 1만t에 대해 0%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해요. 설탕은 10만5000t 한도로 0%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어요.

이번에 할당 관세를 적용한 것은 최근 크게 오른 식료품 물가 때문이에요. 지난 4월 통계청 소비자 물가지수에 따르면 돼지고기 가격은 작년보다 4.2%, 고등어는 13.5% 올랐어요. 관세율을 낮추면 그만큼 수입품 가격이 낮아져 '밥상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지요. 하지만 주요 식료품에 '관세율 0%'를 계속 유지하면, 수입 상품이 많이 팔려 우리나라 어부나 축산업 종사자들이 피해를 보겠죠. 그래서 관세율 0%를 적용하는 수입 물량과 기간을 정해두는 거랍니다. 반대로 일정 기간 관세율을 높이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감귤을 많이 생산하는 기간에는 미국산 오렌지에 대한 관세를 높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