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활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요즘 세대… 유튜브·책 보며 소통하는 힘 키워요

입력 : 2023.06.19 03:30
[재밌다, 이 책!] 활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요즘 세대… 유튜브·책 보며 소통하는 힘 키워요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김성우·엄기호 지음 | 출판사 따비 | 가격 1만6000원

온라인 정보의 폭발적인 증가로 문해력(文解力)이 중요해진 오늘날,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좋을지 다룬 책이에요. 저자들은 특히 온라인상에서 문해력이라는 말이 쓰이는 맥락에 비판적이에요. 대부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독해하지 못하는 이들한테 "이런 문해력 떨어지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문해력이란 뭘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하는데요. 저자들은 '문해력'이라는 말 대신 '리터러시(literacy)'라는 단어를 쓰길 권하고 있어요. '리터러시'는 '문해력'의 의미에 더해 이미지나 영상 활용 능력까지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이에요.

리터러시는 고정적인 개념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해요. 예를 들어 고대에는 '문학과 학식'이, 중세에는 '라틴어'가, 근대 이후에는 '모국어'가 리터러시 개념의 중심으로 제시됐어요. 이처럼 시대와 사회의 맥락에 따라 '리터러시'라는 개념은 다른 의미로 바뀌어 왔기에 단순히 텍스트를 파악하는 능력으로 '리터러시'를 정의하는 것은 과거의 관점이라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자들은 기성세대가 10대 전후 학생들을 볼 때 기존의 관점으로 판단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이야기해요. 청년 세대가 노년 세대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이고요. 새로운 소통 수단이 등장한 현재의 관점으로 노년 세대를 판단하는 것 또한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저자들은 리터러시가 가장 필요한 영역이 우리가 매일 겪는 '일상'이라고 말해요. 따라서 소소하지만 중요한 일들에 리터러시가 필요하죠. 예를 들어 글 또는 말로 사과하는 법, 소셜미디어(SNS)에서 답글 다는 법, '강의 평가란'에 건설적인 코멘트 남기는 법, 택시기사와의 원치 않는 대화를 이어가거나 종료하는 법,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거나 양보받는 법, 식당에서 기분 좋게 주문하고 음식 받는 법, 조별 활동에서 상처를 주고받지 않고 소통하는 법, 칭찬에 답하는 법,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글에 대응하는 법,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쓰는 법, 기사 헤드라인만 보고 반응하지 않는 법 같은 리터러시 행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거지요. 무엇보다 스스로 상처 입지 않고 말 건네는 법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해요.

그렇다면, 과연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키게 될까요? 최근 유튜브로 대표되는 짧은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요. 저자들은 리터러시의 위기라기보다 '변동'이라고 주장해요. 유튜브와 책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관계라는 거지요. 이 책을 통해 둘 모두를 활용해 삶을 위한 리터러시 능력을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