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99] '쟁이다'와 '장이다'
입력 : 2023.06.14 03:30
*예전에는 한두 달 분량의 건강식품을 쟁여 두고 먹었는데, 최근에는 소포장 제품으로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위 문장에 쓴 '쟁여 놓다'와 '쟁여 두고'는 맞는 표현일까요? 우리말에서 'ㅣ' 모음이 앞의 모음 'ㅏ, ㅓ, ㅗ, ㅜ'에 영향을 주어 'ㅐ, ㅔ, ㅚ, ㅟ'로 변하게 하는 현상을 'ㅣ' 모음 역행 동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현상에 해당하는 것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아요. '아지랑이, 가랑이, 창피하다'처럼요. 그래서 '장여 놓고' '장여 두고'가 맞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쟁이다'는 '물건을 포개어 쌓아 두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쌀가마니를 창고에 쟁이다'와 같이 써요. 또 '고기 따위의 음식을 양념해 그릇에 차곡차곡 담아 두다'라는 뜻이 있어요. '인삼을 꿀에 쟁이다'같이 쓰지요. '재다' '재우다'와 비슷한 말이지요.
으뜸꼴인 '쟁이다'보다 '쟁여 놓다' '쟁여 두다'를 많이 쓰는데, 이를 '장여 놓다' '장여 두다' 또는 '쟁겨 놓다' '쟁겨 두다'라고 잘못 쓰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예문>
ㅡ그 음식점은 쇠고기를 양념에 잘 쟁인 양념 갈비가 맛있다.
ㅡ금값이 폭등하자 각국 중앙은행도 금을 쟁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