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역동적인 바다·반짝이는 밤하늘 속 행복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답니다
입력 : 2023.06.08 03:30
땅이 아이에게
아이가 땅에게 물었습니다. "행복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땅은 아이에게 바다로 가보라고 합니다. 아이는 바다에서 물과 조개껍데기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행복을 보지는 못했어요. 그러자 땅은 아이에게 폭포에 가보라고 해요. 아이는 폭포에서 물보라와 이끼를 보았어요. 하지만 아직 행복을 찾지는 못했어요. 그러자 이번엔 땅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요. "그럼 숲으로 가보렴. 숲은 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아주 아름답단다."
아이는 성큼성큼 다시 길을 떠났어요. 아이는 숲에서 뿌리와 나뭇잎을 보았지만 역시 여기서도 행복을 보진 못했어요. 땅은 붉은 바위를 따라 사막으로 가보라고 해요. 이제 아이는 조금씩 지쳐갑니다. 힘겹게 사막으로 가지만 모래와 돌만 있을 뿐, 여기에도 행복은 없어요. 아이는 다시 땅의 안내에 따라 세상 꼭대기를 향해 갑니다. 산을 기어 올라갔지만, 여기에도 행복은커녕 차가운 얼음과 눈뿐이네요.
지친 아이는 투덜거립니다. 땅은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실의에 빠진 아이는 저녁노을 속에서 고개를 숙인 채 이젠 별다른 목적지도 없이 뚜벅뚜벅 산에서 내려갑니다. 그러다 털썩 주저앉아요. "이렇게 멀리 와서 많은 것을 보았어요. 하지만 행복은 아직 못 봤어요." 아이는 소리칩니다. 한동안 말이 없던 땅이 입을 열어 아이에게 말해요. "아이야, 정말 제대로 보았니?" 그러고는 놀라운 제안을 합니다.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가보라고, 그리고 이번엔 거기서 잠시 머물러 보라고 말이죠.
아이는 땅이 알려준 그대로 해봅니다. 그러자 거대한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오는 역동적인 바다, 꿈을 꾸는 듯 환상적인 폭포수,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고 아름다운 숲, 광활한 사막과 하늘이 맞닿아 펼쳐지는 장엄한 모습이 보입니다. 이미 지나왔던 곳이지만, 모두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이네요. 아이는 산꼭대기에 처음 올랐을 때 얼음과 눈밖에 보지 못해 실망했어요. 하지만 산에 다시 올라 밤까지 머무르자 아이의 눈앞에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녹색 오로라가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가득 채운 모습은 숨이 막힐 듯 아름다워요. 아이는 깨달아요. 행복은 멀리 떨어져 있어 찾으러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요. 행복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줘요.
저자 크리스 버카드는 사진작가이자 서퍼(surfer)라고 해요.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고 세계 오지를 직접 탐험하며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고 있대요. 그가 직접 찾아낸 경이로운 자연 풍경을 바탕으로, 디즈니 영화사의 아티스트 데이비드 매클래런이 환상적인 그림을 완성했어요. 간결하고도 철학적인 메시지를 뛰어난 완성도로 전하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