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시간을 아끼는 것보다 중요한 건 이웃과 행복을 나누는 일이에요
입력 : 2023.06.06 03:30
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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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모’ 독일어 초판. /위키피디아
독일 작가 미하엘 엔데(1929~1995)가 1973년 발표한 '모모'는 깊이 있는 사유와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판타지 문학이라는 평가를 받아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죠. 전 세계 약 50개 언어로 번역됐고, 우리나라에서는 150만부 이상 판매됐어요. 이탈리아에서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어요.
한때 화려한 도시였지만, 이제는 허름해진 한 마을의 원형극장에 언젠가부터 어린 소녀가 살기 시작했어요. 이름은 모모. 여덟 살인지 열두 살인지 알 수 없는 작은 체구였지만, 깜짝 놀랄 만큼 예쁜 커다란 눈을 가진 소녀였어요.
모모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특별한 재주가 있어요. 요즘 말로 '리액션'이 좋은 건 아니었어요. 모모는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마음을 갖고 온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에요. 모모는 커다랗고 까만 눈으로 바라보았을 뿐인데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랄 만큼 지혜로운 생각을 떠올리곤 했어요. 가난하지만 심성이 고운 마을 사람들과 모모는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변하기 시작했어요.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늘어났어요.
시간 저축 은행에서 일하는 회색 신사들 때문이에요. 모모는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해 시간을 빼앗아 삶을 연명하는 회색 신사들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그들에게 쫓기게 돼요. 쫓기던 모모는 30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도움으로 호라 박사를 만나요. 호라 박사는 시간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지정된 시간을 나눠주는 시간 관리자였어요. 호라 박사는 모모를 데리고 시간이 만들어지는 곳으로 가요. 놀라지 마세요. 그곳은 다름 아닌 모모의 마음속이었어요. 호라 박사는 시간을 관리할 뿐, 시간은 사람들 스스로 만드는 것이었어요. 시간을 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사용할지는 순전히 개인의 마음에 달렸기 때문이죠. 마음속에서 하루를 보냈을 뿐인데, 모모가 원형극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후였어요.
모모가 마을을 비운 사이 사람들은 더욱 시간에 쫓기게 됐어요. 모모는 호라 박사가 준 시간의 꽃으로 회색 신사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결국 마을 사람들은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요. 시간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그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아요. 가족·이웃과 정을 나눌 수도 있고, 웃음과 행복을 함께 나눌 수도 있어요. '모모'는 시간의 소중함과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우리 시대 고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