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92] '밍밍하다'와 '닁닁하다'

입력 : 2023.04.26 03:30
[예쁜 말 바른 말] [292] '밍밍하다'와 '닁닁하다'
"어서 집에 가자. 나 닁닁한 병원 밥 먹느라고 죽는 줄 알았다."

'닁닁한'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이는 '밍밍한'을 잘못 쓴 말입니다.

'밍밍하다'는 '음식 따위가 제맛이 나지 않고 몹시 싱겁다', '(술이나 담배가) 독하지 않고 순하다', '마음이 몹시 허전하고 싱겁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국이 너무 밍밍해 간장으로 간을 맞추었다', '물을 너무 많이 부었는지 커피 맛이 밍밍하다', '밍밍한 관계'와 같이 써요. 작은 말은 '맹맹하다'이고 유의어는 '싱겁다', '맛없다'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닁닁하다'라는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밍밍하다'와 '느끼하다' 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닁닁하다'와 발음이 같은 '닝닝하다'는 경남 지역에서 쓰는 방언이랍니다. '닝닝하다'는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음식의 제맛이 나지 않고 싱겁다'(밍밍하다)와 '조미료의 맛이 많이 나서 느끼한 감이 있다'라는 뜻을 가진 말로 올라 있어요.

<예문>

­ㅡ한참 시간이 지나 마셔 본 차 한 잔은 맛도 온도도 밍밍했다.

­ㅡ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평양냉면은 밍밍한 음식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ㅡ톱스타가 둘이나 나오는 영화인데도 밍밍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궁금하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