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90] '사립문'과 '싸리문'

입력 : 2023.04.12 03:30
[예쁜 말 바른 말] [290] '사립문'과 '싸리문'
* 60대의 대유학자였던 퇴계 선생은 아무리 어린 제자라도 사립문 밖까지 나와 배웅했다고 한다.

* 싸리문이 '찌걱' 하고 열리는 소리에 그녀는 놀라 벌떡 일어났다.

두 문장에서 '사립문'과 '싸리문'은 어떻게 다를까요?

'사립문'은 '사립짝을 달아서 만든 문'을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사립짝'이란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을 말합니다. 지역에 따라 '싸립문' '사리짝문' 또는 '싸리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비표준어입니다.

다만 '싸리문'을 '싸릿가지를 엮어 만든 문'이라는 의미로 쓸 때는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싸릿가지를 포함한 잡목의 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을 단 문'은 '사립문'이고, 싸릿가지만으로 이루어진 문은 '싸리문'이라고 한다는 것을 구분해 알아두세요.

<예문>

­ㅡ평강 공주는 온달의 집을 찾아와 사립문 아래에서 하룻밤을 지새우면서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

­ㅡ돌담과 싸리문을 옆에 두고 피어 있는 도라지꽃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ㅡ열려 있는 싸리문으로 들어가면 청자색의 맑은 하늘과 돌담, 모란꽃 그리고 초가지붕과 대나무가 어우러진 영랑 생가가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