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자기 자신에 대한 지나친 관심 멈추고 이웃에 따뜻한 시선 가져야 행복해져요

입력 : 2023.04.11 03:30

행복의 정복

캐나다 빅토리아대가 소장 중인‘행복의 정복’ 초판본. /캐나다 빅토리아대
캐나다 빅토리아대가 소장 중인‘행복의 정복’ 초판본. /캐나다 빅토리아대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뒤를 이어 태어나는 사람들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할 때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으로 불리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이 1930년 출간한 '행복의 정복'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인 '행복'을 가장 명쾌하게 정리한 고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러셀은 1950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탁월한 작가인 동시에 핵무장 반대, 베트남 전쟁 반대 등 반전(反戰)평화운동을 벌인 사회사상가로도 유명해요.

책 서두에 러셀은 행복한 삶이 '사람들의 상식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행복의 정복'을 썼다고 밝혀요. 그는 행복은 저절로 굴러 들어오지 않고 끊임없이 쟁취해야만 찾아온다고 강조해요. 러셀은 행복을 바로 알고 행복을 누리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책 앞부분에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썼어요.

현대인들이 행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자기도취'에 빠졌기 때문이에요. 지나친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은 모든 것을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해요. 예를 들어 지나친 자기도취에 빠진 화가에게 그림은 목적에 이르기 위한 단순한 수단에 불과해요. 위대한 정치가가 잇달아 비극을 맞게 되는 것도 사회와 정책보다 자기도취적인 관심에만 빠져들기 때문이에요. 이 밖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 경쟁에 오염된 세상 등도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러셀에 따르면 행복은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삶의 부산물이지, 그 자체를 직접 추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에요. 그는 이렇게 설명해요. "뭔가에 도취해야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은 거짓 행복이며, 충족감을 줄 수 없는 행복이다.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을 완전히 인식하면서 느끼는 행복이야말로 진정한 행복감을 주는 행복이다."

러셀은 삶의 결과로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해요. 세상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 사랑을 향한 마음, 좋은 것을 배우고자 하는 지적 탐구심 등이 그것이에요. 나에 대한 지나친 관심, 즉 자기도취를 멈추고 사람과 사물에 따뜻한 관심을 가질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어요.

우리는 복권 당첨처럼 우연한 행복을 추구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행복은 우리 자신의 노력, 즉 세상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통해 쟁취할 수 있어요. 진정한 행복이 궁금하다면 '행복의 정복'을 꼭 읽어보세요.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