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지금처럼 해수면 계속 높아지면… 21세기 말, 부산 해운대 사라질 수도 있대요

입력 : 2023.03.23 03:30

IPCC 6차 보고서

IPCC 의장을 맡은 이회성씨. /오종찬 기자
IPCC 의장을 맡은 이회성씨. /오종찬 기자
"202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이 겪는 폭염(暴炎)의 횟수는 60년 전에 태어난 사람보다 7배가 더 많을 것입니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의 2021년 연구 논문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난 20일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70세가 되었을 때에는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2.5도 상승합니다. 하지만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70세일 때는 그보다도 1.5도 더 상승한 기온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4도 상승하면 재앙에 가까운 기후 재난이 연달아 발생하는 위험한 상태가 되는데,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기후변화로 더 큰 피해를 본다는 거지요.

이처럼 매우 우울한 미래 기후변화에 대한 전망을 발표한 곳은 IPCC인데요. IPCC는 인간 활동에 대한 기후변화의 위험을 평가하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이번에 7년 만에 6차 보고서를 발표했어요.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보면 '첫째,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의 나쁜 영향은 계속해서 더 심각해질 것이다. 둘째, 지구온난화가 증가할 때마다 극한 기후 현상은 더 넓은 지역에서 더 강하게 발생할 것이다. 셋째, 미래에는 기후변화로 자연과 인간과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며 지역적 차이도 벌어질 것이다. 넷째, 온난화가 심각해지면 각종 위기도 증가할 것이다'입니다.

보고서에서는 구체적으로 온실가스 증가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2040년 이전에 기온이 산업혁명 시기를 기준으로 1.5도 상승하면서 제한 목표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어요. 그런데 만일 1.5도를 지나 2도 이상 상승하면 극심한 폭염이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로 확대된다고 해요. 가뭄은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지중해와 아시아 지역까지 확산하고, 강력한 홍수는 모든 대륙에서 자주 발생하며,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에 있는 도시들은 침수 위험에 처하게 될 거라고 하죠.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를 빠르게 줄이지 않으면 세기말에 폭염 일수가 4배 늘어나고 강한 홍수 일수도 30%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고요. 바다 높이가 82㎝ 상승하면서 부산 해운대가 사라지는 등 남해안과 서해안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고 전망합니다.

그럼 어느 정도의 탄소를 줄여야 1.5도 상승을 막을 수 있을까요? 2030년까지 2019년 기준 43%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의 배출과 흡수량이 같은 탄소 중립이 이루어져야 한답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이기심을 버리고 힘을 합쳐 탄소를 줄일 때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지구가 되지 않을까요.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