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고종, 명성황후陵 보러 홍릉 행차 잦아… 1899년 최초로 서대문~청량리 운행했대요
입력 : 2023.03.21 03:30
전차
- ▲ 한동안 자가용과 버스·택시가 대세였는데 최근에는 전차가 전 세계적으로 부활하는 추세라고 해요. /한국학중앙연구원
18세기에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됐고, 도시에 사는 인구를 실어 나를 대중교통이 필요해졌어요. 이때 등장한 것이 철도 마차인데요. 철도 선로 위를 움직이는 차량을 말이 끄는 것인데, 1836년에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했습니다. 하지만 철도 마차는 심각한 위생 문제가 있었습니다. 선로 주변에 말의 배설물이 쌓이게 된 것이죠. 이에 말을 다른 동력원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죠. 얼마 가지 않아 철도 마차는 폐지되고 대신에 노면 증기차가 등장했는데, 노면 증기차도 곧 노면 전차로 대체됐습니다.
한국에 전차가 들어온 것은 개항기인 1898년인데요. 경인선 설치 때문에 한국에 거주 중이던 미국인 콜브란과 보스트윅이 전차를 부설(附設)했어요. 1898년에 부설이 시작된 전차는 1899년에 개통됐고, 서대문에서 청량리까지 운행했습니다. 전차 노선이 서대문에서 청량리로 결정된 건 그럴 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당시 일본인에게 시해당한 명성황후의 능(陵)이 청량리에 있었는데, 고종이 이 청량리 홍릉(洪陵)을 자주 방문했기 때문이죠. 고종이 홍릉으로 행차할 때마다 경비 지출이 발생했고, 그 빈도도 잦자 미국인들이 고종에게 경비 절약 방안으로 전차 부설을 건의했습니다. 고종이 이를 승낙했고, 청량리까지 운행하는 전차가 등장하게 된 겁니다. 처음 전차를 본 사람들은 전차를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쇠당나귀'라고 불렀다고 해요.
1950년대부터 전차는 세계 각지에서 점차 운행을 줄이거나 폐지하게 됐는데요.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이 대세가 됐고 자가용 수요도 늘어나면서 전차가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1968년을 마지막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전차 운영이 중단됐어요. 당시 전차의 종점이 마포였기 때문에 이 전차의 종점 풍경을 노래한 '마포종점'이라는 노래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주목받으면서 다시 노면 전차가 부활하는 추세예요. 한국에서도 현재 공사 중인 서울 경전철 위례선 등이 경전철 차량을 이용한 노면 전차 노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