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똑같은 빅맥인데 나라마다 가격 달라… 화폐 가치 다르기 때문이래요
입력 : 2023.03.16 03:30
빅맥지수
- ▲ '빅맥지수'는 각국의 빅맥 가격을 미국 달러로 환산한 가격을 뜻합니다. /조선일보DB
A. 맥도널드는 120개 나라에서 3만7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디에서든 동일한 맛과 품질의 빅맥을 팔고 있어요. 그래서 '동일한 제품이라면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이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경제학자들이 있습니다. 동일한 제품이 지역에 따라 다른 가격에 판매된다면 저렴한 곳에서 제품을 사 와서 비싸게 팔리는 시장에서 팔아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렇게 된다면 결국 가격은 하나로 모이게 마련이라고 생각한 거죠.
이 가설에 따르면 전 세계 빅맥은 같은 가치로 팔린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빅맥 가격은 4900원, 미국은 5.36달러였어요. 그러면 '빅맥은 4900원=5.36달러'여야 하는 거죠. 미국 달러와 원화를 바꾸는 비율이 4900/5.36= 914.18이면 적정하다는 거예요. 1달러와 914.18원으로 동일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난 1월 실제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은 1달러에 1235.45원이었어요. 그러니 빅맥 1개가 1235.45X5.36=6622원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파는 빅맥이 4900원이니 달러화보다 원화 가치가 낮게 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각국 화폐 가치가 구매력에 비해 어떻게 평가되어 있는지 한눈에 알아보고 싶어 '빅맥지수'라는 게 나왔어요. 빅맥지수는 각국 빅맥 가격을 미국 달러로 환산한 가격입니다. 우리나라 빅맥 가격인 4900원에 실제 환율을 적용해서 달러로 표시해보면 3.97달러 정도가 됩니다. 화폐 가치가 구매력에 비해 낮게 평가되어 있다면, 그 나라의 빅맥 가격을 미국 달러로 환산했을 때 미국 빅맥 가격보다 낮을 거예요. 빅맥지수가 미국 빅맥 가격보다 낮은 나라는 그 나라 화폐 가치가 구매력에 비해 낮게 평가되어 있다는 의미고, 반대로 빅맥지수가 미국 빅맥 가격보다 높은 나라는 그 나라 화폐 가치가 구매력에 비해 높게 평가되어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원화의 경우 대략 26% 저평가된 것으로 계산됩니다.
빅맥지수는 전 세계에서 표준화된 품질의 동일한 상품 구매력으로 환율의 적정성을 평가해본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재미있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1986년부터 매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전 세계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빅맥지수를 발표하고 있어요. 요즘은 스타벅스 카페라테 가격으로 비교하는 스타벅스지수, 이케아의 침대 가격을 비교하는 이케아지수 등 비슷한 게 많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