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이렇게 보면 같아도 저렇게 보면 달라…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

입력 : 2023.03.02 03:30
[재밌다, 이 책!] 이렇게 보면 같아도 저렇게 보면 달라…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
보니까

오은영 글·그림 | 출판사 올리 | 가격 1만4000원


이 책은 '다름'에 관해 설명하는 그림책이에요. '보는 관점에 따라 보이는 모습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죠. 같은 삼각형이지만 다시 보면 색이 다르기도 하고, 삼각형과 사각형은 다른 도형이지만 다시 보면 높이가 같네요. 삼각형과 동그라미도 비스듬히 보면 모두 기둥일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삽화를 통해 보여줘요. '상대적 개념'이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풀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작품이에요.

아이들에겐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에요. '이렇게 보면 달라도 저렇게 보면 같은' 도형들을 가지고 생각의 씨앗을 뿌리고는, 곧장 생각에 생각을 이어붙여 뻗어나갑니다. 가령 삼각형 두 개를 붙여 새 부리를 만들기도 하고, 동그라미로 나무도 만들어 보고, 사각형으로는 건물도 세워보는 거예요. 어떤 형태의 '상대적 개념', 즉 도형의 다른 면들을 새롭게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 상상은 계속 확장됩니다. 지극히 단순했던 선과 도형들은 얽히고설켜 뱀처럼 생긴 미끄럼틀이 되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거북선이나 나무와 연결되는 계단이 되기도 해요. 이런 식으로 상상력은 우주까지 뻗어나갑니다. 작가는 바로 이런 문장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같은 것과 다른 것이 함께 어울리니까 훨씬 더 재미있어 보이네." 그러고는 마지막 페이지에 이렇게 적어 놓았어요. "와! 생각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니까 멋진 세상이 보인다!"

단지 다른 것들을 보면서 말버릇 삼아 '틀렸다'라고 자주 표현하다 보면, 나중엔 그 말이 우리의 생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틀렸다'는 것은 주로 옳지 않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의미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것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의 습관이 생길 수도 있어요. '다르다'는 말의 의미는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죠. 우리 아이들이 '상대적인 개념'을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 과정은 유연한 사고를 갖기 위해 꼭 필요해요. 우리는 모두 같을 수 없고, 또한 모두 다를 수도 없어요.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처럼, 같은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까' 다르고, 다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까' 같은 것처럼요.

이 책은 내가 아는 것이나 내가 경험한 것, 내가 생각한 것이라고 해도 그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도와줘요. 세상을 배우고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