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83] '해지다'와 '헤지다'

입력 : 2023.02.22 03:30
[예쁜 말 바른 말] [283] '해지다'와 '헤지다'
*그 배우는 (해진, 헤진) 가죽 재킷에 청바지만 주야장천 입는 형사 역을 맡았다.

*시험공부로 밤을 새웠더니 입안이 모두 (해져, 헤져) 밥을 못 먹겠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해진'과 '헤져'입니다. '해지다'와 '헤지다'는 각각 '해어지다'와 '헤어지다'의 준말로 뜻이 전혀 다릅니다. '해지다'는 '닳아서 떨어지다' '낡아서 닳아지다'라는 뜻으로 '바지의 무릎 부분이 해졌다'와 같이 써요. '헤지다'는 '모여 있던 사람들이 따로따로 흩어지다' '사귐이나 맺은 정을 끊고 갈라서다'라는 뜻이 있어요. 또 '며칠 동안 몸살을 앓아 혓바닥이 다 헤졌다'와 같이 '살갗이 터져 갈라지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문>

­ㅡ늘 다 해진 티셔츠에 낡은 외투를 걸치고 살았던 그 노인이 생전에 마을 도서관과 병원 등에 70억을 기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사람이 놀랐다.

­ㅡ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는 잘살아도 해진 양말을 기워 신을 만큼 절약하며 살았다고 한다.

­ㅡ심야 택시 할증으로 일찍 헤져 귀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ㅡ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느라 노점상 아저씨의 손등은 거의 헤져 있었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