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2세기 중국에선 종이로, 중세 유럽에서는 동물 내장으로 만들었어요
입력 : 2023.02.21 03:30
풍선
- ▲ 하늘에 떠 있는 풍선들. /픽사베이
2세기 중국에는 공명등(孔明燈)이라는 종이 풍선이 있었다고 하죠. 이 풍선 안에 등불을 넣어 열기를 높이면 하늘로 높이 띄워 올릴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군대에서 신호용으로 사용하다가, 민간에 전파되면서 축제나 제의(祭儀) 용도로 사용했다고 해요. 공명등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중국 삼국시대에 촉한 승상인 제갈공명이 이 풍선에 구조 요청 쪽지를 매달아 띄워 보내 신호를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세 유럽에서도 광대들이 풍선을 사용했는데요. 이때 풍선은 돼지 방광과 같은 동물 내장을 재료로 사용했어요. 방광이나 창자에 바람을 불어넣어 부풀린 후 막대기에 달았죠. 당연히 비위생적이고 냄새도 고약했기 때문에 대중화되지는 않았습니다.
풍선이 대중화된 것은 고무풍선 발명 이후인데요. 최초의 고무풍선은 1824년 영국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만들었어요. 패러데이는 수소 성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고무 두 장을 겹쳐 놓고 둥글게 자른 후, 가장자리를 용접(鎔接)해서 주머니 모양으로 만들고 이 안에 수소를 채워 넣어 실험을 진행했어요.
다음 해인 1825년 영국 발명가 토머스 행콕이 고무풍선을 상업화시켰는데요. 고무풍선을 판 건 아니고 고무풍선을 만들 수 있는 세트를 판매했어요. 풍선 세트를 사면 병에 담긴 고무 용액이 들어 있어, 이 고무 용액을 가지고 동봉된 응축 펌프를 이용해 풍선 모양으로 직접 만드는 식이었죠. 이건 휴대하기도 어려웠고, 기온에 따라 풍선 상태가 변화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 단점은 1847년에 영국 런던에서 J.G. 잉그램이 경화(硬化·단단하게 굳어지는 것)된 고무를 사용한 풍선을 만들면서 개선됐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발명된 풍선도 있어요. 바로 야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응원용 막대 풍선입니다. 1994년에 LG 트윈스 구단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 한국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응원 문화로 자리 잡았죠. 처음에는 폴리에틸렌 재질을 이용해 만들었는데, 충분히 재사용할 수 있음에도 경기가 끝나면 풍선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 쓰레기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놀이용 튜브와 비슷한 재질인 PVC로 재료를 바꾸고 바람을 불어넣기 쉽게 만들었더니 재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쓰레기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