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82] '괜스레'와 '넌지시'

입력 : 2023.02.15 03:30
­[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82] '괜스레'와 '넌지시'
*소파에 누워있는 형 괜시리 건들지 말라고 누나가 나에게 넌즈시 말했다.

위 문장에는 틀리는 말이 둘이나 있어요. 찾아서 고쳐 보세요. 정답은 '괜시리'→ '괜스레', '넌즈시'→ '넌지시'입니다.

'괜스레'는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데가 있다"는 뜻을 지닌 형용사 '괜스럽다'에서 파생한 부사예요. 유의어는 '공연시리'가 아닌 '공연스레'예요. '넌지시'는 '드러나지 않게 가만히'라는 뜻이에요. 훈민정음을 비롯한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넌즛'과 접미사 '-이'가 결합한 형태인 '넌즈시'로 쓰여 온 말이라 현대 표준어와 헷갈릴 수 있어요.

[예문]

―새해가 벌써 한 달 반 지났다. 달력을 쳐다보니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진다.

―­영어를 해야 하는 상황만 되면 괜스레 위축되어 올해에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한다.

­―괜스레 초등학교 친구들이 보고 싶어서 몇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출 금리가 너무 오르는 바람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취업을 생각한다며 엄마는 내 마음을 넌지시 떠보았다.

­―때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말보다 넌지시 웃어주는 것이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