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걱정 하나에 조약돌 하나씩 모아 유리병에 담았더니 편안해졌어요

입력 : 2023.02.09 03:30
[재밌다, 이 책!] 걱정 하나에 조약돌 하나씩 모아 유리병에 담았더니 편안해졌어요
걱정 유리병

루 존 지음 | 엄혜숙 옮김 | 제니 블룸필드 그림 | 출판사 미래엔아이세움 | 가격 1만1000원

"프리다는 매일매일 걱정을 했어. 큰 걱정부터 작은 걱정까지 늘 걱정이 있었지. 걱정은 프리다의 마음을 무겁게 했어. 꼭 프리다가 모으는 조약돌처럼 말이야."

쪼그리고 앉아 조약돌을 줍는 한 소녀 모습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어린이 책 작가인 루 존(Lou John)은 사랑하는 딸이 바닷가에서 조약돌을 줍는 모습을 보고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프리다는 걱정 하나에 조약돌 하나씩, 가는 곳마다 '걱정 조약돌'을 주웠어요.

학교에 가기 전 프리다는 날씨 걱정을 해요. '비가 내릴까?' '아니야, 햇볕이 너무 쨍쨍할지도 몰라'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요. 그럼 '장화를 신어야 할까? 아니면 모자를 써야 할까?' 이렇게 또 걱정을 해요. 그 걱정 끝에 프리다는 장화도 신고 모자도 쓰고 학교에 가기로 해요. 그런데 이 정도로 걱정이 끝난 게 아니에요. 이번엔 가방 걱정을 해요. 챙겨야 할 것을 혹시나 잊었을까 봐요. 걱정이 많은 프리다는 가방을 세 번씩 들여다보아요.

교실에 도착해서도 걱정은 이어져요. 자유 시간이 되자 프리다는 어디에 앉을까를 걱정해요. 마일로의 옆자리와 밥의 옆자리가 모두 비어 있었기 때문이죠. 프리다는 고민하다 결국 혼자 책을 읽고 있네요. 걱정은 프리다의 마음을 빈틈없이 채웠어요. 주머니에 한가득 담긴 조약돌만큼이나 늘 마음이 무겁네요.

그렇게 한 주가 지나고 일요일이 되었어요. 프리다가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에요. 할머니가 오시는 날이거든요. 다정한 할머니가 꼭 안아줄 때면 프리다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할머니는 "프리다! 오늘은 잼을 만들자!"라고 제안했어요. 함께 딸기잼을 만드는 동안 할머니는 말씀하셨죠. "얘야, 우리 모두 너처럼 걱정이 있단다. 나도 늘 걱정을 해. 그렇지만 걱정은 하면 할수록 우리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단다." 할머니는 커다란 빈 유리병 하나를 프리다에게 주시며 말했어요. "네가 모은 걱정 조약돌을 이 유리병에 넣어보렴. 걱정 하나에 조약돌 하나씩. 그럼 걱정이 마법처럼 사라질지도 몰라."

프리다는 할머니가 가르쳐준 대로 했어요. 걱정 조약돌들이 유리병을 채웠어요. 하지만 프리다는 까만 조약돌 한 개는 유리병에 넣지 못했어요. 돌을 다 넣어도 걱정이 사라지지 않으면 어떡할지 또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일주일 내내 할머니 말씀대로 했더니 정말 걱정이 모두 사라졌네요. 매사 즐겁기만 했어요. 한 주가 지난 토요일, 프리다는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던 까만 걱정 조약돌을 유리병에 넣었어요. 이야기는 프리다가 행복한 표정으로 잠이 들며 끝납니다.

이 책은 무조건 걱정하지 말라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아요. 대신 온갖 걱정을 작은 조약돌로 바꿀 수도 있다고 알려줘요. 놀이와도 같은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한없이 크게만 느껴졌던 자신의 걱정이 얼마나 작고, 또 쉽게 다룰 수 있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