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허세 가득했던 닭, 담장 밖 친구들과 온갖 위기 이겨내며 진짜 강해졌어요
입력 : 2023.01.26 03:30
푸다닭
"내가 누군 줄 알고! 꼬리를 쫘악 펴면 모든 암탉이 다 쳐다보는, 난 스타 중의 스타라고."
시골 할머니 집 마당에서 사는 푸다닭은 돋보이는 걸 참 좋아하는 성격의 수탉이에요. 어여쁜 알숙이를 비롯해서 열 마리나 되는 이 집 암탉들이 모두 자신을 좋아한다고 여기고 있지요. 매일 밉살스러운 소리나 하는 경쟁자 밉닭보다는 자신이 훨씬 매력적인 수탉이니까요.
푸다닭은 얌전한 성격이 아니에요. 이런저런 이유로 자꾸 집을 나갑니다. 할머니의 장난꾸러기 손자 지우가 꼬리털을 뽑으며 괴롭혀서 나가기도 했고, 알숙이의 잃어버린 알을 찾아주겠다며 나가기도 했고, 마당을 습격해 알숙이를 다치게 한 떠돌이 개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가기도 했어요. 하지만 담장 밖 세상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었어요. 길고양이들이나 떠돌이 개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집을 나가 위기에 빠지기라도 하면 늘 할머니가 나타나 구해주셨어요. 수호천사와 다름없는 할머니 덕분에 푸다닭은 매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그러던 푸다닭에게도 친구가 생겼어요. 길고양이 밥을 주곤 했던 할머니 때문에 종종 마주쳤던 떠돌이 검은 고양이랑 인사를 하기 시작한 거죠. 고양이는 푸다닭에게 함께 낯선 놀이공원에 가보자고 제안해요. 그러자 푸다닭은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대답해요. "나도 말이야, 세상에 태어났으니 넓은 세상 구경 한 번쯤 해야 한다고 생각해." 푸다닭은 우쭐대며 검은 고양이와 함께 길을 나서요.
놀이공원에 도착해 처음엔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곧 큰 위험에 빠집니다. 못된 아이들이 쫓아와 돌을 던졌는데, 검은 고양이가 대신 맞으며 푸다닭을 지켜줘요. 이 일을 계기로 둘 사이엔 신뢰와 우정이 싹트죠. 그러다 떠돌이 개도 이들의 여정에 합류합니다. 할머니네 마당을 습격했던 바로 그 개였어요. 나쁜 주인에게 버림받고 겨우 살아남아 길을 떠돌게 된 개의 사연을 듣자 가슴이 아픕니다. 이제 셋은 함께하기로 해요.
함께 가는 친구들이 생기긴 했지만, 야생의 세계는 여전히 위험합니다. 살쾡이가 나타나 푸다닭을 잡아먹으려 하자 떠돌이 개와 검은 고양이가 힘을 합쳐 겨우 물리쳐요. 그러나 셋은 결국 유기견을 잡기 위해 사람들이 설치한 포획 틀에 갇히고 말죠. 사람에게 잡혀 정신을 잃은 푸다닭. 이들의 모험은 이토록 허무하게 최후를 맞을까요? 하지만 푸다닭에겐 수호천사와도 같은 할머니가 있었지요. 푸다닭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두 친구의 안부부터 묻습니다. 할머니의 마당을 보니 검은 고양이와 떠돌이 개의 집이 있네요. 푸다닭을 구해준 공으로 할머니 집에서 다 같이 살게 된 거예요.
못 말리는 잘난 척에 허세만 가득하던 겁쟁이 닭은 공감과 신뢰를 통해 친구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서로 힘을 합쳐 갖가지 문제를 해결하며 계속 성장하죠. 푸다닭은 몸과 마음 모두 강인해짐으로써 진정으로 멋진 수탉이 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