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예요… 생각보다 실업률 낮게 잡혀
입력 : 2023.01.27 13:11
실업률
- ▲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관람객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A. 국가지표체계 통계에서 '실업자'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납니다. 대체로 '실업자'라고 하면 직장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머릿속에 떠오를 거예요. 전업주부나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일하지 않는 사람도 실업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통계상 이들은 실업자가 아닙니다. 통계에서 실업자는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도 얻지 못한 사람들'을 뜻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만 15세 이상이 되면 일할 능력을 갖췄다고 보고 이들을 '생산가능인구'라고 불러요. 이 중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경제활동인구'라고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비경제활동인구'라고 하죠.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취업자'이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은 '실업자'예요.
실업자 통계는 설문조사를 통해서 얻습니다. 경제활동인구를 파악할 때 사람들에게 '지난 일주일간 일자리를 찾아봤는지' 물어봐요. 오랫동안 취업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지난 한 주 동안은 일자리를 구하지 않았다면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거죠. 취업자인지 묻는 질문은 '지난 일주일간 1시간 이상 수입을 얻는 일을 했나요?'입니다.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해 당분간 편의점에서 주당 2시간만 일하고 있어도 취업자가 됩니다.
실제로는 실업자인데,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는 사람이 많아지면 실업률은 낮아져요. 이 때문에 고용률을 함께 봐야 실질적인 실업 정도를 가늠하기가 좋습니다. 고용률은 만 15세 이상 전체 인구 중에서 취업자의 비율이거든요.
통계청의 2022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전년 대비 실업률은 0.8%포인트 낮아지고, 고용률은 1.6%포인트 높아졌어요. 고용 동향을 나타내는 두 지표가 모두 좋아진 거죠. 그런데도 주변을 보면 취업이 힘들다는 얘기들이 많이 들리는 이유가 뭘까요?
작년에 취업자 수가 늘어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노인·공공 일자리가 늘었어요. 또 지난해엔 서서히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전년 대비 수치가 좋게 나타난 측면이 있죠. 한편으로는 '플랫폼 일자리'와 '긱 워커(gig worker)'가 증가한 탓이기도 해요. 플랫폼 일자리는 특정 기업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플랫폼을 통해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말합니다. 긱 워커는 단기로 계약을 맺고 일회성 일을 맡는 사람을 뜻하죠. 배달 앱이나 대리운전 앱 등의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사람이 긱 워커예요. 이를 통해 고용이 늘어나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는 건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단기 계약을 맺은 취업자라도 좀 더 안정적인 고용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통계상 나타나는 실업률보다 실제로 느껴지는 체감 실업률이 높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