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공중에서 시속 125㎞로 내려가 물고기 사냥… 1m까지 잠수도 한대요
입력 : 2023.01.18 03:30
물수리
- ▲ 맹금류에 속하는 물수리. 흰색 머리 부분에 두 눈을 따라 검은색 깃털이 나 있어요. /위키피디아
검독수리·참매·황조롱이 등과 함께 맹금류에 속하는 물수리는 물가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살면서 주로 물고기를 사냥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그래서 외국에서는 물고기매(fish hawk)라고도 불러요. 몸길이는 약 60㎝ 이상, 두 날개를 펼친 너비는 최장 1.8m까지 자라는데 대부분의 맹금류와 마찬가지로 암컷이 수컷보다 덩치가 크답니다. 머리 부분은 흰색인데 두 눈을 따라 검은색 깃털이 나 있죠.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볼 수 있고, 물고기가 많이 사는 해안과 하천 등에 터전을 잡고 살죠. 맹금류는 어떤 종인지에 따라 사냥 방식과 먹잇감이 정해져 있는 편인데요. 물수리는 절대적으로 물고기에 의존해서 살아요. 주로 바다나 강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사냥하고, 이런 사냥에 적합하게끔 신체 구조가 특화돼 있죠.
물수리는 90m 위에서도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알아볼 정도로 시력이 뛰어나요. 한번 사냥감을 포착하면 공중에서 물을 향해 급강하하는데요. 이때 시속이 125㎞까지 나온대요. 수면 가까이 갔을 때 두 발을 쭉 뻗고 단숨에 물고기를 움켜쥐어요. 끝이 날카롭게 구부러진 물수리의 발톱은 네 방향으로 나있는데 바깥쪽에서 안쪽을 향해서 쉽게 구부릴 수 있게 돼 있어요. 이런 구조는 다른 수리·매들의 발톱과 확연히 다른데요. 미끌미끌한 물고기를 놓치지 않고 쉽게 움켜쥐고 날 수 있게 해주죠.
사냥감을 가지고 둥지로 돌아갈 때는 자기 머리와 움켜쥔 물고기의 머리가 같은 방향을 보도록 하고 날아가는데요. 이렇게 하면 공기 저항도 훨씬 덜 받고, 물고기가 발버둥치는 바람에 떨어뜨리는 일도 막아줄 수 있대요. 물수리는 물고기를 잡을 때 발톱만 살짝 물에 담그는 게 아니라 몸 거의 전부를 물속으로 첨벙 담가요. 순간적으로 1m 가까이 잠수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흠뻑 젖은 몸이 신속하게 날아오를 수 있게끔 깃털의 방수 기능도 아주 뛰어나대요.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새이지만, 1950~1960년대에는 심각한 멸종 위기까지 갔어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됐던 살충제 DDT 때문이죠. DDT에 닿은 새의 알이 껍데기가 얇아져서 부화에 실패하는 일이 잇따랐고, DDT 성분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었다가 중금속에 중독돼 시름시름 앓다 죽어갔죠. 1970년대부터 세계 각국에서 DDT 사용을 금지하면서 점차 늘어 지금은 예전의 개체 수를 회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