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북극 한기 내려와 강력한 추위 지속… 동상·저체온증 유발하기도 해요

입력 : 2023.01.12 03:30

한파

지난 5일 전남 화순군 사평면의 한 하천.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어요. /김영근 기자
지난 5일 전남 화순군 사평면의 한 하천.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어요. /김영근 기자
1812년 나폴레옹은 60만명의 프랑스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침공합니다. 모스크바를 점령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파가 일찍 찾아오면서 어려움에 빠지는데요. 나폴레옹은 전쟁이 빨리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병사들의 겨울옷을 준비하지 않았거든요. 결국 한파로 인해 프랑스군은 후퇴하게 되는데, 기온이 영하 38도까지 떨어지면서 4만명의 병사들이 얼어 죽었지요. 이 강력한 추위는 나폴레옹의 몰락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한파(寒波)는 겨울철에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면서 들이닥치는 추위를 말해요. 지난달에 북극의 한기가 남하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한 달간 한파가 지속했죠. 기상청에서는 한파가 예상될 때마다 한파특보를 발효하는데요. 한파특보가 나오는 데는 몇 가지 조건이 있어요. 한파주의보는 영하 12도 이하의 날씨가 이틀 이상 계속될 때, 한파경보는 영하 15도 이하의 날씨가 마찬가지로 이틀 이상 계속될 때 발령한답니다.

옛날 한파는 주로 서고동저형의 기압 배치에서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내려올 때 발생했어요. 이렇게 강했던 고기압도 3일 후에는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하면서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한 '삼한사온(三寒四溫)'의 날씨를 보였지요.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규칙적인 날씨가 사라지고 예상하기 어려운 한파가 내려오기도 합니다. 북극 기온이 크게 상승하면서 북극의 한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하늘 위의 공기 흐름)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북극 기온이 올라 대기가 따뜻해지면 북극을 둘러싸고 형성된 제트기류를 밀어내는 힘이 강해지고, 이 기류가 심하게 요동치면 길게 뱀 모양으로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북극 한기를 끌어내리는데요. 북극 한기가 우리나라까지 내려오게 되면 강력한 한파가 오랫동안 지속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한파가 내려오면 사람들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데요. 첫 번째 영향은 '동상'입니다. 인체는 추위에 노출되면 피부 내부의 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노출된 피부로 향하는 피의 흐름을 감소시킵니다. 이 때문에 추위에 노출된 피부는 얼게 되지요. 둘째로, 인체가 실제로 느끼는 온도인 '체감온도'가 떨어집니다. 체감온도는 여러 기온과 풍속 조건에서 피부 온도와 열 손실을 감안해 만든 개념이에요. 체감온도가 낮아지면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셋째로 '저체온증'인데요. 겨울철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얼어 죽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저체온증 때문이랍니다. 체온을 빼앗겨 심부 체온(신체 내부 기관의 온도)이 35도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심장 기능이 멈추면서 사망하기도 하지요.

겨울 한파를 막아내는 좋은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노출된 피부를 방한복으로 감싸주어 동상을 방지하고요. 바람을 막아주는 옷을 입어 체감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게 좋죠. 젖은 옷이나 양말 등으로 인해 저체온증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해요. 만일 저체온증에 빠졌다면 체온은 천천히 올려주어야 해요. 겨울철에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주기적으로 운동해서 체력을 튼튼하게 해 주는 것이 한파를 이기는 길이랍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