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땅에 줄기 붙이고 누워 자라기도… 잎 뒷면에는 밝은 흰색 선 있어요
입력 : 2023.01.09 03:30
눈측백
- ▲ 왼쪽은 줄기를 땅에 붙이고 누워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눈측백나무. 오른쪽은 눈측백 잎을 확대한 모습. /위키피디아
눈측백은 해발 750~1950m의 산비탈에 자생하는 고산성의 상록성 침엽수종이에요. 영어로는 'Korean arborvitae'. '한국 측백나무'라고 하는 우리나라 특산종입니다. 눈측백은 주로 우리나라의 설악산·함백산·화악산과 중국 쪽 백두산 기슭에서 자라지요. 묘향산·금강산 쪽에 있는 개체군은 그리 넓게 분포해 있지 않아요. 함백산 정상부의 눈측백 자생지는 그루 수가 그리 많지 않지만, 대략 60㎝ 높이로 빽빽하게 낮은 덤불을 이루고 있습니다. 종종 숲과 같은 더 안전한 곳에서는 키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누워 있지 않고 곧게 자라는 나무를 볼 수도 있답니다.
보통 10m까지 자라는 눈측백은 약간 부드러운 비늘잎으로 잎끝이 둔하게 생겼어요. 잎의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황록색으로 잎 뒷면의 뚜렷하게 밝은 흰색 선이 매우 인상적이지요. 눈측백의 나무껍질은 잿빛이 도는 붉은색이며 얕게 갈라집니다.
침엽수가 많이 자라는 곳은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가 많이 나온다고 하죠. 눈측백 침엽은 향기가 꽤 강한 편이어서 침엽을 으깨거나 바람이 불면 독특하고 진한 향기를 맡을 수 있어요. 최근 공주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눈측백 추출물은 BVD(소 바이러스성 설사증)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해요. 박테리아의 소독제로도 쓰일 수 있다고 하니, 이 나무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눈측백은 다른 침엽수 종류보다 관상 가치가 비교적 낮아서 그동안 널리 이용되지 않았어요. 눈측백속의 다른 4종은 변이종이나 원예 목적 재배 품종이 많은 데 비해 눈측백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눈측백은 우리나라 특산종임에도 평소 일반인이 보기 어려운 수종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식물원과 수목원에도 눈측백이 있는 곳은 매우 드물어요. 식물원·수목원은 물론 일반 공원에도 널리 심어서 이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많은 사람이 즐기면 뜻깊겠지요? 앞으로 여러분의 따뜻한 애정과 눈길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