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흰 눈 속에서도 빨간 열매 맺어… 남쪽 해안에서 자란대요
입력 : 2022.12.26 03:30
겨울딸기
- ▲ 겨울딸기가 윤기 나는 짙은 녹색 잎과 새빨간 열매를 뽐내고 있어요. 아래 사진은 산과 들에 야생으로 자라는 산딸기의 모습. 겨울딸기는 산딸기의 다양한 종류 중 하나랍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겨울딸기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전남 가거도·흑산도에서 자라요. 윤기가 나는 짙은 녹색 잎과 새빨간 열매가 멋지게 조화를 이룬 늘푸른 키 작은 나무예요. 특히 하얀 눈 속에서 빨간 열매를 맺은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에요. 이 식물은 줄기가 땅을 기면서 자라는 것처럼 보여요.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 넓게 퍼져 자라는 것 같기도 하죠. 줄기에는 갈색 털이 빽빽하게 있고 작은 가시가 드물게 있어요. 줄기가 나무라고 하기엔 좀 연약하게 보이고 땅에 기듯이 자라 풀처럼 보이지만 나무랍니다. 잎은 홑잎(단엽·單葉)으로 달걀 모양 또는 다소 둥근 모양이며 밑부분은 심장 모양이에요. 잎 가장자리는 3~5갈래로 얕게 갈라지며 뾰족한 잔톱니가 촘촘히 있고 뒷면에 갈색 털이 많아요. 꽃은 여름에 흰색으로 피고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식물의 가지나 줄기에 잎이 붙은 부분의 위쪽)에 4~10개씩 모여 달려요. 열매는 지름 1㎝ 정도로 둥글고 겨울에 붉게 익으면 먹을 수 있어요.
겨울딸기는 장미과 산딸기속(屬)에 속해요. 우리가 보통 재배해서 과일로 먹는 '딸기'와 달리 산과 들에 야생으로 자라는 딸기 열매를 '산딸기'라고 부르는데 이를 영어로는 라즈베리(raspberry)라 해요. 우리나라에 자라는 산딸기속 식물은 보통 4~6월에 꽃이 피고 6~8월에 열매가 익는 반면 겨울딸기는 8~9월에 꽃이 피고 12월부터 다음 해 1월 사이에 열매가 익어 쉽게 구분할 수 있어요. 우리가 산에 가서 볼 수 있는 산딸기속 식물은 20여 종에 이르고 겨울딸기 외에도 산딸기·줄딸기·붉은가시딸기·복분자딸기 등이 있어요. 산딸기는 흰색 꽃이 피고 잎이 달걀 모양 타원형으로 3~5갈래 갈라지고, 줄딸기는 진분홍색 꽃이 피고 줄줄이 늘어져 덩굴처럼 자라며, 복분자딸기는 하얀 가루가 묻은 것 같은 줄기와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은 후 검은색으로 변해 구분돼요.
겨울딸기는 추위에 약해 내륙의 추운 곳에서는 겨울을 날 수 없어요. 하지만 남쪽 해안을 중심으로는 겨울나기가 가능하죠. 추위만 잘 피하게 해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데다 지표면을 덮는 피복 효과가 좋아 지피식물(地被植物·지표면에 생육하면서 지표면을 덮어주는 식물)로 적합하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