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빨간색 의상에 거품 같은 하얀 수염… 코카콜라 마케팅에서 처음 묘사됐죠
입력 : 2022.12.20 03:30
산타클로스
- ▲ 성탄절 전날 밤 어린이의 양말에 선물을 넣고 간다는 노인 산타클로스. /위키피디아
산타클로스 이미지의 기원이 된 인물은 4세기 로마 제국의 대주교였던 성 니콜라스(270~343·Saint Nicholas)라고 전해져요. 그는 다양한 기적을 이뤘다고 알려지며 기독교에서 성인(聖人)으로 여겨졌고, 그의 기일인 12월 6일은 축일이 됐지요. 특히 어린이를 수호하는 성인으로 유명했답니다. 그러다 12세기 프랑스 수녀들이 축일 전날인 12월 5일 가난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 유럽에는 "축일에 성 니콜라스가 나타나 착한 어린이를 칭찬하며 선물을 주고 나쁜 어린이를 혼낸다"는 전설이 생겼다고 해요.
초기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는 다양했어요. 중세 유럽 때는 마르고 키가 큰 체형에 성직자 옷을 입은 기품 있는 이미지였죠. 그러다 1809년 미국의 소설가 워싱턴 어빙이 '뉴욕의 역사'라는 책에서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헐렁한 바지를 입은 뚱뚱한 사람으로 산타클로스를 묘사했어요.
이후 작가이자 신부였던 클레멘트 무어는 1823년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는 시에서 8마리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굴뚝 아래로 선물을 주려고 내려오는 현재의 이미지와 유사한 산타클로스를 등장시켰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재 묻은 털옷을 입고, 눈처럼 흰 턱수염과 넓은 얼굴, 젤리처럼 흔들리는 통통한 배를 가진 명랑한 캐릭터였죠.
미국의 시사 만화가였던 토머스 나스트는 무어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잡지 '하퍼스 위클리'에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흑백으로 그리기 시작했는데요. 1862~86년 사이 산타클로스가 총 33번 그려지면서 산타클로스의 체구는 점점 커지고, 익살스러운 표정과 풍성한 수염이 강조됐어요. 털옷에 벨트도 매고 있는 모습이 됐고요.
이 모습을 기반으로 1931년 코카콜라의 의뢰를 받은 화가 헤든 선드블룸이 그린 산타클로스는 현재의 산타클로스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코카콜라 로고에 쓰인 빨간색을 의상에 그대로 적용했고, 신선한 하얀 거품은 덥수룩한 수염과 더불어 옷과 모자 끝에 달린 흰 털이 되었죠. 선드블룸이 묘사한 산타클로스는 코카콜라가 겨울마다 꾸준히 마케팅을 벌인 덕분에 어느덧 '산타클로스' 하면 생각나는 대표 이미지로 범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