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봄나물인 머위와 닮았지만 독성 있어… 겨울에도 윤기 나는 푸른 잎 뽐내요
입력 : 2022.12.05 03:30
털머위
- ▲ 가을에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털머위(위)와 이른 봄 흰색 꽃을 피우는 머위. /국립생물자원관
털머위는 겨울에도 윤기 나는 잎을 뽐내는 국화과의 늘푸른 여러해살이풀(겨울에도 잎이 푸르게 살아 있는 풀)이에요. 굵은 뿌리줄기(뿌리처럼 보이는 줄기)에서 모여 나는 잎은 너비가 10~30㎝인 콩팥 모양이지요. 진한 향기가 나는 노란색 꽃은 9~12월에 피며, 잎 위로 길게 솟은 40~50㎝의 꽃대 끝에 지름 5㎝ 내외의 꽃이 10여 개 달리죠. 꽃이 지고 나면 회갈색 털이 달린 열매가 달리는데 마치 둥근 꽃처럼 보이기도 해요.
털머위는 쌉싸름한 맛이 좋아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인 봄나물 '머위'와 잎 모양이 닮아 혼동하기 쉬운 식물이에요. 하지만 털머위는 독성이 있는 식물이라 주로 약용으로 쓰이며 머위와 꽃피는 시기, 분포 지역 등에서 차이가 있어요.
우선 머위는 이른 봄에 흰색 꽃이 피지만, 털머위는 가을부터 노란색 꽃을 피워요. 자세히 보면 잎 모양도 조금 달라요. 털머위의 잎은 두껍고 광택이 있으며 가장자리에 얕은 톱니가 있고 짙은 녹색인 반면, 머위의 잎은 마치 호박잎처럼 얇고 광택이 없으며 날카롭고 불규칙한 톱니가 있는 연한 녹색이죠. 자라는 지역도 달라요. 털머위는 남쪽 해안가의 바위 지대나 숲 가장자리에서 잘 자라는데, 머위는 전국 낮은 산지의 습한 곳 등에서 자라지요.
털머위는 꽃이 화려할 뿐 아니라 짙은 녹색의 잎을 일 년 내내 피워 보기가 좋고, 그늘진 지역에도 무성하게 잘 자라 실내 조경용이나 관상용으로 훌륭한 식물이에요. 특히 대량으로 모아 심을 때 눈에 잘 띄어서 정원·화단·도로 주변이나 큰 나무 아래에 군락으로 많이 심어요. 털머위는 갯머위나 말곰취라고도 불리는데요. 한방에서는 '연봉초(蓮蓬草)'라 하여 열이 심하고 오한을 느끼게 되는 감기나 인후염 등에 사용했고, 민간에서는 종기나 타박상을 입었을 때 잎을 찧어 붙였다고 해요.